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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시한부 인생이 불러들인 희망의 기적
스물여덟이던 지난 1999년, 신장암으로 짧으면 6개월, 길어봐야 2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던 스기우라 다카유키. 그러나 13년이 지난 지금 그는 건강을 되찾았고,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떻게 그에게 이런 기적이 찾아왔을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암 환자 지원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스기우라 다카유키를 만나봤다.시한부 인생 극복 체험암에 걸리기 전까지 스기우라 다카유키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학창 시절엔 학생회장을 했고, 대학교를 졸업한 뒤 회계회사에 근무했으며, 술자리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좋아하는, 무엇보다 직장과 일에 전념하는 생활에 만족하는 삶을 살았다. 이런 그에게는 근면, 성실, 우수란 단어가 따라다녔다. 남다른 점이라면 ‘내 자신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타인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사는 삶이 약간 피에로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라는 정도. 그러나 충분한 수입과 마음 맞는 동료들이 있어서 인생에 회의를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 그의... -
시각장애인 딸과 싱글 맘의 도전 인생
2011년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의 최연소 주자는 열한 살의 우에다 와카나였다. 초등학교 6학년 소녀는 시각장애의 불편까지 안고 있었지만 엄마와 함께 42.195km를 무려 14시간에 걸쳐 완주했다. 다리가 아파 눈물이 나도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하고 싶다는 모녀의 도전 인생을 소개한다.오랜만에 신칸센을 탔다. 신칸센의 묘미는 도시락이다. 시나가와 역보다 도쿄 역의 도시락 종류가 다양하다. 그런 탓에 집에서 가까운 시나가와 역 대신 도쿄 역까지 가서 도시락을 공수했다. 고르고 골라 선택한 것이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한 해물덮밥이다. 작년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 최연소 주자이자, 시각장애인 가수로 활약 중인 우에다 와카나를 만나러 나고야로 향했다. 역에 도착하니 와카나와 그녀의 어머니가 반겨주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와카나는 “곤니치와(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하고 바로 필자의 손부터 잡았다. 그녀가 터득한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이다. 손을 잡고 체... -
야심만만 여성 사업가 야마구치 에리코
‘방글라데시산 명품 백’ 하나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듯하다. 15초마다 똑같은 백을 든 사람을 만난다는 그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독특하고, 공정무역이라는 온기가 담겼으니 이 백이야말로 명품이 아닐까. 젊은 여성 사업가 야마구치 에리코가 방글라데시에서 제작한 가방은 뛰어난 기능성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가능성을 믿고 개발도상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 그녀의 좌충우돌 인생 스토리를 공개한다.첫 번째 기적 만들기주트로 가방을 완성하다게이오대학은 1920년에 세워진 일본 명문 사립대학으로 경제 발전을 통한 사회 공헌을 장려하고 있다. 이 대학을 세운 후쿠자와 유키치는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그의 지론을 지켰고, 일본 1만 엔권 지폐의 인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실제로 게이오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관료가 되기보다 은행에 취업하거나 회사의 대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야마구치 에리코(31)는 이 일본 최고의 사립대학을 졸업했다. ... -
버리고 사는 행복을 선택한 도쿄대 졸업생 다카무라 도모야
내집마련은 누구나 꾸는 꿈이다. 그런 내집을 자신의 손으로 지은 청년이 있다. 약 30평의 토지를 마련한 뒤 건축 자재를 구입해 손수 집을 지었다. 집이라고 하기엔 좀 멋쩍다. 땅값까지 합쳐 1백만 엔으로 지은 집이다. 텃밭에는 오이, 우엉 등을 키우고 있다. 결코 번지르르하지 않은 움막을 짓고 유유자적하는 일본인 청년, 다카무라 도모야. 누리꾼들 사이에서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인 그를 만나보았다.집을 사려면 얼마나 있어야 할까? 1억, 5억, 10억원? 물론 가진 돈이 얼마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도쿄 얘길 하자면 중심부에 방 세 개쯤 되는 집을 사려면 5천만 엔은 있어야 한다. 회사원의 평균 연봉은 4백12만 엔(2010년 일본 국세청 조사), 족히 12년은 ‘숨만 쉬고’ 모아야 간신히 집 한 채가 생긴다는 계산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은행에서 수천만 엔의 돈을 빌려 내집을 마련한다. 그리고 무려 35년 이상 빚을 갚아나간다.집, 도대체 집이 무엇이... -
일본의 양심, 80세 여류 시인 이시카와 이쓰코
팔십 평생 일본의 침략 전쟁을 반성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시를 통해 위로해온 시인 이시카와 이쓰코. 재한 원폭 피해자를 지원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시로 승화시켜온 일본의 양심을 만나봤다.이시카와 이쓰코의 시들은 매섭게 가슴을 파고든다. 읽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한국인인 필자도 이럴진대, 제2차 세계대전의 진실을 읽는 일본인들은 어떠할까. 작은 체구의 그녀는 거침없는 필체로 일본의 과거 잘못을 하나하나 지적해나간다. 모든 것을 폐허로 만든 전쟁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말하기 위해 그녀는 평생을 바쳐왔다.1933년 도쿄에서 태어난 이시카와 시인은 오차노미즈여자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중학교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1961년 ‘늑대 우리들’이란 시로 일본 현대시인회 신인상 ‘H씨상’을 수상하며 등단, 이후 「지도리가후치에 가보셨나요?」(지구상수상), 「부서진 꽃들의 레퀴엠」 등 반전 사상을 담은 시집을 비롯해 미국의 핵실험 피해를 시로 승화시킨 「롱겔랍의 바다」, 3·... -
위안부는 거짓말, 독도는 일본 땅, 한류는 언론 플레이?! 일본보수단체 요네다 다카시
‘종군위안부는 강제연행이 아니라 자의에 의한 것이다. 강제징용이 아니라 경제적 부를 축적하기 위한 자의적인 일본행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주장한다. 반한류 시위, 위안부 사진전 반대 시위 등으로 우리에게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일본 보수 단체 ‘재일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과 접촉했다.8월 15일. 일본은 이날을 종전기념일이라 부른다. 일본에서 20년을 살다 보면 매년 같은 질문을 받는다. “오는 8월 15일, 일본에선 어떤 행사가 있나요?”라는 부류의 질문이다. 매년 식상한 대답밖에 할 수 없어 안타깝다. 국회의원 몇 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거나 참배할 예정이며, 재일본 한국거류민단에서 광복 기념행사를 가졌다는 정도다. 일본에서는 8월 15일이 공휴일도 아니며 커다란 의미도 갖지 않는다. 나가사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을 기념하는 행사는 있지만 8·15는 그렇지 않다. 패전기념일도 아닌 종전기념일이란 단어가 모든 걸 말해준다. ‘종전(終戰)’이라는 단어는 36... -
올림픽 국가대표 마장술 선수 호케쓰 히로시
런던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가 대표 선수라면 누구나 피나는 노력 끝에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다.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하는 호케쓰 히로시 선수도 마찬가지다. 1941년생으로 올해 71세인 그가 올림픽 대표로 뽑히자 누구보다 어르신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의 인생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지친 일본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이란 단어를 살며시 던져주었다.‘理想한 사람들’ 취재 후보 리스트는 늘 꽉 차 있다. 말랑말랑한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수십 년을 투자해온 교수, 시급 천 엔짜리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지 않는 복싱 챔피언, 홈리스 생활을 청산하고 10만 엔짜리 집을 짓고 독립한 도쿄대생, 우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개발하려고 분투 중인 과학자들, 세 번의 이혼으로 아빠가 각각 다른 아이들과 함께하는 하는 삶을 글로 승화시킨 만화가이자 소설가 우치다 순기쿠, 열한 살 시각장애 마라톤 소녀 우에다 와카나…. 저마다 자신들의 삶을 자신들의 이상(理想)대로 살아가고 있... -
‘일본의 코코 샤넬’을 꿈꾸는 기업가, 오제키 아야
고교생 기업가로 이목을 끈 주인공은 어느새 스무 살이 됐다. 2010년 자본금 30만 엔으로 회사를 차려 2년 만에 1천만 엔이 넘는 매출을 올린 성공 신화는 일본의 경제 매체를 비롯해 NHK에서도 보도됐다. 기존의 넥타이와는 너무도 다른 컨셉트의 넥타이로 일본 패션계를 발칵 뒤집은 오제키 아야를 소개한다.넥타이를 과감히 잘라낸 여고생작년 3월 11일 일본을 충격에 빠트린 동일본 대지진 여파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방사성 물질에 관한 뉴스는 연일 보도되고 있고, 전력 부족으로 공장의 해외 이전도 불가피해졌다. 올 여름은 예년에 비해 15%의 전기가 부족하다고 한다.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오직 절전뿐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회사들은 5월부터 쿨비즈 운동에 돌입했다.2005년부터 시작된 쿨비즈 운동은 실내 냉방 온도를 28℃로 설정하는 것이다. 28℃의 온도에서 넥타이를 매고 있으면 목 주위와 겨드랑이에 땀이 흥건히 묻어난다. 그러다 보니 쿨비... -
일본 최초 트랜스젠더 정치인 가미카와 아야
일본에서 최초로 트랜스젠더라는사실을 공표한 후 세타가야 구 의원에 당선된 가미카와 아야. 연예계와 달리 정치계의 문은 성동일성장애인에게 굳게 닫혀져 있었다. 그 문을 당당히 열어젖힌 그녀. 그녀가 꿈꾸는 이상을 좇아가본다.‘나는 여자다’ 스물일곱에 깨달은 성 정체성일본 TV에서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동하는 사람 중 한두 명은 성동일성장애(생물학적으로는 정상이지만 인격적으로는 반대의 성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증상)를 갖고 있다. 한류를 폄하해 논란이 된 거구의 탤런트 마츠코 디럭스,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 출신의 미츠 맨그로브, 한국 명예 관광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던 미용 전문가 겸 방송인 이코는 대표적인 여장 남자 캐릭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태국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세계미인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하루나 아이도 빼놓을 수 없는 여장 남자다. 이들은 방송에서 내뿜는 따끔한 독설과 호방한 기질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처음에는 이들을 보고 깜짝 놀라지만 몇 날 며... -
게이 남편과 살고 있는, ‘쇼핑·연애·성형 중독’의 작가 나카무라 우사기
나카무라 우사기(中村うさぎ). 이름부터 독특하다. 우사기는 토끼란 뜻이다. 그녀는 연약함의 상징보다 어디로 사라질지 모를 발 빠른 토끼처럼 종횡무진하는 작가다. 그녀를 어떤 단어로 표현하면 좋을까? 쇼핑 중독, 연애 중독, 성형 중독… 이런 불편한 진실들을 적나라하면서 매력적인 문체로 엮어낸 그녀는 쉽사리 건드릴 수 없는 문학계의 뜨거운 감자다. 무엇이 그녀의 인생을 중독으로 내몰았을까? 게이 남성과의 결혼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그녀는 어떤 결혼생활을 하고 있을까?명품, 희열을 위한 소도구에 반하다‘뭘 입고 나가지?’ 귀찮고 곤란하면서 한편으론 중대한 사안이다. 필자는 늦깎이 대학원생에 아이 엄마란 사실을 빌미로 일주일 중 7일이 민낯이다. 그렇지만 오늘은 왠지 좀 특별해야 할 것 같다.「쇼핑의 여왕」의 저자 나카무라 우사기를 만나는 날이다. ‘나에게 명품 옷이 있던가?’ 대답을 뻔히 알면서도 공연히 옷장을 열어본다. ‘그럼, 구두는 어쩌지? 펌프스는 다리가 굵어 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