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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당일치기 여행
바람이 차다. 가을을 떠나보내고 미처 겨울 채비를 못해서인지 매서운 바람이 더욱 야속하기만 하다. 쌀쌀한 날씨 탓에 멀리 떠나기 힘든 12월. 인천으로 알찬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보자. 인천 중구청을 중심으로 차이나타운, 청·일 조계지, 자유공원 등 구석구석 볼거리가 가득하다. 맛깔스러운 중화요리와 길거리 간식은 여행길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인천을 즐기는 길, ‘개항누리길’ 그 역사 속으로인천 개항누리길은 인천역에서 시작한다. 맞은편에 중국식 대문인 패루가 이곳이 차이나타운임을 말없이 전한다. 개항누리길은 도보 여행이 좋다. 특히 주말에는 주차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패루를 지나면 본격적인 한국 속 중국을 여행하게 된다. 왕복 2차선 도로에 중국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일명 ‘짜장면 거리’다.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고 그 해에 일본 조계지가 설치됐다. 이듬해 청나라 조계지가 설치되면서 많은 중국인들이 이곳에 모여 살기 시작했다. 조계... -
가을 여행의 정석 강원도 정선
억새가 춤춘다. 바람이 리듬을 더하고 태양이 조명을 비춘다. 너른 억새평원에 재잘거리는 참새 떼처럼 가을 나들이를 나선 가족의 모습이 정겹다. 선이 고운 항아리를 닮은 민둥산 능선에는 권력을 잃어버린 고려 지배층의 한이 아리랑이 되어 전해진다. 첩첩산중이란 말도 이제는 옛말이다. 서울에서 3시간을 달리면 보고 싶은 정선 땅이다.벌거숭이산 민둥산, 억새가 바다를 이루다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은 새마을운동 때 사방사업을 거치면서 벌거숭이 형태가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드물게 벌거숭이산으로 남아 있는 곳이 몇 곳 있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있는 민둥산(1,118.8m)이 그런 곳이다.민둥산의 옛 이름은 ‘한치 뒷산’이었다. 이것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정선아리랑 가사에 나오는 ‘한치 뒷산’이라는 노랫말이다. 남면에 한치마을이 있고, 민둥산은 그 마을 뒤편에 있다.민둥산이 벌거숭이산이 된 이유는 울창했던 산림을 벌목한 뒤 그 자리에 조림을 하지 않아 억새가 자라기 시작했고, 군락을 ... -
여름과 가을 사이, 대부도 해솔길
쏜 화살을 잡을 수 없듯 계절 또한 붙잡을 수 없다. 지난 시간이 어떤 이에게는 추억으로 혹은 기억도 하기 싫은 아픈 상처일 수 있다. 뜨거운 뙤약볕, 불볕더위, 찜통더위, 폭염주의보 등은 이제 모두 지난 과거의 단어가 됐다. 9월은 여름이 가을과 바통 터치를 하는 때다. 보내는 아쉬움과 맞이하는 설렘이 있는 이맘때, 안산 대부도 해솔길을 걸어보자.아빠 어디 가? vs 여보 어디 가?여름휴가의 후유증은 길다. 휴가를 보내며 몸과 마음에 여행 바이러스가 침투한 뒤로 주말이 되면 엉덩이가 들썩이고 마음은 뒤숭숭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당일치기 여행할 곳을 찾는 건 어쩌면 당연지사.콧바람 잔뜩 들어간 꼬맹이는 캠핑의 재미를 알아버렸다. 주말을 앞두고는 “아빠, 주말에 어디 가?” 하며 문자 폭탄을 투하한다. 아내 또한 심상찮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일상으로부터 해방을 만끽하던 그 모습과 사뭇 다르다. 오늘 밤에도 “여보, 주말에 어디 가?”라며 은밀한 눈빛을 쏘아댄다. 기대 ... -
여름휴가 종합선물세트, 동해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 동해 여행 종합선물세트를 받아든 꼬맹이의 입가에 행복이 걸렸다. 아이의 눈에는 동해 망상해변 백사장이 사하라사막처럼 광활하다. 무릉계곡 반석 위에 쓰인 소인묵객의 글은 명화와 다름없다. 데칼코마니처럼 같은 듯 다른 쌍폭포의 시원함은 등줄기에 흐르던 땀도 멈추게 할 정도다. 대형 해변부터 조그마한 앞마당 같은 해변까지 피서를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춘, 여름이 즐거운 동해를 다녀왔다.시설과 규모, 환경이 좋은 망상해변과 대진해변“톨게이트를 지나 5분 거리에 목적지가 있습니다.”내비게이션 안내 메시지가 믿어지질 않는다. 어떻게 톨게이트를 나와서 5분 거리에 해수욕장이 있을 수 있지? 망상은 꽤 큰 해변인데….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기찻길 옆 울창한 가로수길을 지나면 오른편에 망상해변이 있다. 접근성은 우리나라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망상해변은 선글라스 없이 한 걸음도 걷기 힘들 정도로 찬란한 순백의 백사장을 자랑한다. 수질 또한 최고다. ... -
태안에서의 1박 2일 제안
태안은 각자의 입맛에 맞춰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자녀와 함께 농어촌 체험을 하며 휴식을 즐길 수도 있고, 드넓은 백사장에서 조개를 잡으며 초여름의 여유를 즐겨도 좋다. 해변을 따라 솔숲이 전하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기 여행을 하기에도 충분하다.솔숲에서 파도 소리 들어봤니?삼봉해변은 태안의 남쪽 지역을 돌아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바닷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솔 향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휴식 같은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삼봉해변은 태안 해변길 중 백미에 속하는 노을길 구간에 속한다. 이곳은 안면도 백사장항을 출발해서 삼봉-기지포-두여-밧개-방포-꽃지해변으로 이어지는 해변길로 거리는 12km, 도보로 넉넉하게 4시간쯤 걸린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 전 구간을 걷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따를 듯해 그중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삼봉해변과 기지포해변 구간을 추천해본다.기지포해변은 신두리처럼 모래언덕으로 형성된 해안사구다. 개발에 밀려 사라졌던 사구는 20... -
천년고도 진주-곳곳에 진주를 숨겨둔 여행지
서울에서 진주까지 차로 4시간 남짓.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덕분에 오랜 세월 중앙정부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진주 사람들의 일상은 천 년 동안 이어온 그들만의 역사가 있기에 더욱 멋스럽고 여유롭다. 신록의 계절 5월에 더욱 매력을 발산하는 보배 같은 진주의 매력에 빠져보자.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위, 진주성진주에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다.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 선정 이벤트’에서 진주성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진주성을 찾은 날 역시 영예의 1위를 자축하는 대형 현수막이 공북문 성벽에 내걸려 있었다. 공북문은 성의 정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성 안으로 들어서면 충무공 김시민 장군의 동상이 준엄한 표정으로 탐방객을 맞이한다.아빠와 함께 여행을 온 초등학생이 동상을 한참 동안 유심히 관찰하더니 “아빠, 충무공은 이순신 장군 아닌가요?” 하고 질문을 던진다.“물론 이순신 장군이 충무공이지. 하지만 김시민 장... -
여기 어때요? 여수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
이탈리아의 나폴리, 호주의 시드니,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주변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뤄 세계 3대 미항이라고 불린다. 여기에 대한민국 여수가 세계 4대 미항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한반도의 끝자락 남해안에 위치한 여수는 자연과 인간이 소통하고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볼거리와 즐길거리, 입맛 자극하는 먹을거리까지 가득한, 맛과 멋을 아는 진정 아름다운 항구다.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모두 품은 곳여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오동도다. 섬이라고 하지만 방파제가 연결되어 걸어갈 수 있다. 방파제의 벽화를 구경하며 느릿느릿 걸어가도 좋고 동백열차를 이용해도 좋다. 오동도 선착장에 이르면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음악분수를 만나게 된다. 봄날의 나른함을 잊게 해주는 경쾌한 분수 쇼에 정신이 번쩍 든다.오동도에는 동백나무와 대나무의 일종인 시누대가 유난히 많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시누대 터널을 지나면 오동도 등대와 전망대가 보인다. 그곳... -
1박 2일 군산 봄 마중 여행
아직 날씨는 쌀쌀하지만 어느덧 마음 깊은 곳에는 봄꽃이 활짝 피었다. 군산 구시가지를 걷다보면 아련한 추억 속 빛바랜 사진처럼 옛 기억이 밀려오고, 고즈넉한 풍경에 여행의 즐거움은 깊어간다. 아름다운 풍경은 바쁜 일상에 지친 심신을 휴식하게 하는 보양식과 같다. 군산으로 1박 2일 봄 마중 여행을 떠나보자!역사의 현장에 서다군산 여행의 시작은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이다. 이곳은 군산의 근대문화와 해양문화를 테마로 설립된 곳으로 당시의 시대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각종 고증 자료를 두루 잘 갖춰 놓았다. 군산은 부산, 원산, 인천, 목포, 진남포, 마산에 이어 1899년에 개항한 항구도시다. 다른 개항도시와 달리 호남, 충청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송출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때문에 일본 상공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경제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다. 근대역사박물관은 이 같은 아픈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무엇보다 군산의 다양한 여행지에 대... -
강원도 양구와 인제는 겨울이라서 즐겁다
인제와 양구는 최북단 철책선 아래에 나란히 등을 맞댄 곳이다. 3월이면 남녘땅에는 봄바람이 살랑이고 꽃봉오리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 통통하게 살이 오른다. 하지만 이곳은 그때가 되어도 심심찮게 눈을 볼 수가 있다. 두껍게 꽁꽁 언 두타연에서 얼음을 지치고, 양구 지게마을은 지게놀이에 정신이 빠진다. 인제의 황태 덕장에서는 고추장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는 훌륭한 밥상이 차려진다.손때 묻지 않은 곳, 두타연은 얼음나라그동안 양구는 소외됐다. 6·25 한국전쟁 이후 이곳을 찾는 사람은 군인이 전부였을 정도로 발길이 끊긴 곳이다. 어쩌면 그 덕에 시간이란 치료제가 양구의 자연을 원시에 가까울 정도로 잘 보존해두었는지 모른다. 인간의 무관심이 자연 생태에는 최고의 보약과 같음을 깨닫게 된다. 손때가 묻지 않아 조금은 억세고 투박한 환경이지만 그 나름의 멋이 이곳을 찾는 사람을 편안하게 감싸준다. 평화의 댐이 완공된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베일에 감춰진 두타연... -
설국으로 떠나는 평창 여행
제철에 찾아야 제 멋과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겨울은 뭐니 뭐니 해도 춥고 눈이 와야 제격이다. 백두대간의 중심에 우뚝 솟은 선자령은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 앵무새의 천연덕스러운 사람 흉내에 아이들의 웃음은 끊이질 않는다. 이효석의 발자취를 따라 나선 문학 기행은 눈 속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선물한다. 설국으로 변신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 평창은 즐겁기만 하다.눈 트레킹에서 욕심은 금물이다설원과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선자령은 해발 1,157m의 고원에 위치하고 있다. 들머리인 옛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20m인 점을 감안하다면 고도차는 불과 300m 정도. 하지만 옛 대관령휴게소를 시작으로 국사성황당, 새봉전망대, 선자령을 지나 샘터, 국사성황당을 거처 복귀하는 순환 코스는 10.8km에 이른다. 일기가 좋은 날에도 3시간 30분 정도는 소요되는 길이다. 물론 겨울 선자령의 경우 강한 눈보라를 피할 수 없으니 소요시간은 훨씬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