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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시, 자기를 허물어 세상을 구원한 도시
명품으로도 채울 수 없는 헛헛함을 착한 마음으로 채울 수 있을까. 여행 테라피스트 테오는 착해지는 것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배움의 장소로 제격이라는 볼리비아의 포토시로 떠나보자. (편집자 주)증상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을 때처방 볼리비아의 포토시를 찾아가 그들의 ‘착함’을 배우고 올 것착한 사람들의 시대착하게 살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착한 사람들의 시대였다. 아귀처럼 자기 먹을 것에만 열중하는 사람들은 삶을 기형적으로 조성하게 마련이다.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세계 13위의 부자인 우리나라가 OECD 가입국 중 자살률 1위인 이유도 실은 여기에 있다. 자신만을 위한 성공이란 결국 어느 누구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 허망한 성공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줄 수 있어야 내면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진짜 성공을 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명품이 물러나며 생긴 자리를 차지한 것이 기부다. 이제 기부는 특별... -
치앙마이, 갖고 싶은 사랑이 있을 때
테오로부터 이메일이 도착했다. 멋진 여행지 사진을 기대하며 파일을 열어보니, 웬걸 풍뎅이 인터뷰 기사도 아닌데 온통 풍뎅이 투성이다. 어찌된 영문일까. 서둘러 에세이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글의 진정한 주인공은 풍뎅이가 아니었다. (편집자 주)증상 빼앗고 싶을 만큼 간절한 사랑이 있을 때처방 태국의 치앙마이를 찾아가 풍뎅이의 결투를 보고 올 것북방의 장미, 치앙마이인구 15만 명이 살고 있는 치앙마이는 방콕에 이어 태국 제2의 수도로 불리는 도시다. 풍부한 문화유산과 화려한 축제를 품고 있으며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수공예품과 독특한 음식들을 갖고 있다. 치앙마이의 이런 특징은 북부 산악마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문화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긴 강을 굽이쳐 내려오는 뱀부 트래킹, 코끼리를 타고 산자락을 산책하는 코끼리 트래킹 등 수많은 이벤트가 여행자를 기다리는 도시. 이번에 방문할 곳은 ‘북방의 장미’라 일컬어지는 아름다운 도시... -
매홍손의 카렌, 희망이 자라나는 마을
10월 말, 태국의 테오로부터 스마트폰 메신저로 전갈이 왔다. 태국에서 갓 찍은 사진으로 따끈한 이야기를 써보겠다는 것이었다. 언젠가 TV 다큐멘터리로 보았던, 목에 황동고리를 잔뜩 건 여인들의 사연이 담긴 이달의 에세이에서 그 어느 여행지보다 각별한 필자의 애정이 전해진다. (편집자 주)증상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약해졌을 때처방 태국의 시골 도시 매홍손을 찾아가 카렌족을 만나고 올 것안개 도시 매홍손태국 하면 떠오르는 것이 카오산 로드와 파란 해변이다. 그러나 태국의 고유한 매력은 사실 다른 곳에 있다. 북부의 고산 도시들은 태국의 다른 지역들을 그저 흔한 관광지로 만들어버릴 만큼 신비롭다. 바로 치앙마이, 치앙라이, 빠이, 골든 트라이앵글 그리고 미얀마와 접경 지역에 있는 안개 가득한 도시 매홍손이다. 특히 매홍손은 지금의 시골 같은 풍경과 달리 한때 란나 왕국을 대표하던 화려한 중심 도시였다. 도시 가운데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종캄 호수가 있다. 기온도 쾌적해서 ... -
칼리처, 행복의 근원을 확인하는 여행
실제로 그곳에 닿기 위한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도 있지만, 아마 많은 이들은 대리만족 차원에서 여행 관련 기사를 꼼꼼히 챙길 것이다. 테오가 소개하는 여행지의 사진은 후자에 속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의아할 수도 있겠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미지로 첫 대면한 여행지 칼리처. 내게 행복을 일깨워줄 파랑새가 존재한다면 그곳 어딘가에는 있지 않을까. (편집자 주)증상 인생이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처방 칼리처를 걸으며 행복의 근원을 발견할 것검은 땅아프리카는 흑인들의 땅이다. 그곳에 하얀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들어왔다. 네덜란드인이 들어오고 영국인이 들어왔다. 전쟁이 시작되었다. 흑인들의 땅을 빼앗기 위한 백인들의 전쟁이었다. 멀고 먼 남의 땅까지 찾아와 자기네끼리 벌인 탐욕의 전쟁이었다. 전쟁의 승패와 상관없이 흑인들은 땅을 잃었다. 어느 쪽이 이기든 상관없었다. 진 쪽도 이긴 쪽도 모두 백인이었다. 대륙 전체를 호령하던 흑인 영웅 샤카의 시대가 가고 백인들의 시대가 왔다. 더 이상... -
나가사키, 목적 없이 걷는 행복
촘촘한 사전 계획을 짜서 여행을 떠나면, 알찬 하루를 보냈다는 뿌듯함이 있다. 지금껏 그런 여행에 길들여졌다면 이번 한 번쯤은 목적 없이 무작정 떠나는 여행은 어떠냐고 테오는 묻는다. 휘적휘적 그야말로 여행이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곳으로 나가사키는 제법 잘 어울리는 곳인 듯하다. (편집자 주)증상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 목표에 대한 부담으로 일상이 힘겨울 때.처방 낡은 도시 나가사키를 방문해 목적 없이 오래 걸을 것.떠남 혹은 강박으로부터 탈출삶은 늘 그렇다. 우리에게 해야 할 무엇인가를 부여한다. 오늘이 어제한테 그걸 주었고 내일은 또 오늘한테 그걸 요구한다. 삶이 주는 과제를 안고 허락된 하루씩을 소모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목적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것이다. 월요일 없는 일요일로 한 주를 채워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여행은 결국 돌아오기 위한 행위이다. 온전한 떠남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여행이 주... -
행복해지는 법을 찾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솔직히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환상이 어느 정도 가신 것은 사실이다. 여행 테라피스트 테오 덕분에 어쩌면 영원히 윙윙~ 부부젤라 소리와 함께 치안이 불안한 나라로 기억될 뻔한, 남아공을 다시 보게 됐다. (편집자 주)증상 어느 순간 문득 행복해지는 법이 기억나지 않을 때.처방 아프리카의 해변 도시 케이프타운을 방문해 펭귄과 인사하고 희망봉에 오를 것.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고향아프리카는 인류의 고향이다. 다른 학설도 존재하지만 세계 인류 화석의 50% 이상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터크폰테인 동굴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이 그걸 입증한다. 블롬보스에서는 7만 년 이상 된 암벽화도 발견됐다. 기하학적 문양의 이 암벽화 두 점은 인류 조상의 지능과 상상력을 말해주는 중요한 증거다. 이전까지 가장 오래된 유적으로 인정받던 프랑스 라스코의 동굴 벽화보다 3만5천 년 이상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를 설명할 때 인류의 기원을 떠올려보는 것은 당연하다. 태어남의 비밀... -
중국 동리, 시간을 거슬러 노를 젓는 여행
증상 과거를 지우고 싶을 때처방 낡은 배에 올라 수로를 젓고 부서진 벽돌을 쓰다듬으며 동리를 걸을 것7개의 섬, 49개의 다리중국의 매력적인 도시 상하이는 여섯 개의 운하마을을 지니고 있다. 수향(쉐이시앙) 혹은 고진(구쩐)이라 불리는 이 여섯 마을 중에 가장 낡은 마을이 바로 동리(통리)다. 다른 마을에 비해 개발이 덜 이루어졌으며 관광지다운 느낌도 한결 덜하다. 덕분에 동리는 그 오랜 세월의 흔적을 상실하지 않고 온전히 담아두고 있다. 동리는 7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이 섬들을 15개의 수로가 지나고 그 위에 49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 700년의 역사를 가진 다리들. 그 아래로 낡은 배를 타고 지나는 것이 동리 여행의 핵심이다.시간을 젓는 운하배에 오른다. 사공이 노를 저으며 마을 구석구석을 누빈다. 오래된 마을이다. 마을의 어디를 보나 온통 돌이다. 명나라, 청나라 시절을 지나온 시간이 배를 따라 바람처럼 흐른다. 식당 일꾼은 식사를 마친 손님의 식기를 수로에 저... -
크루즈, 창밖으로 도시가 바뀌는 여행
테라피로서의 여행이라 하면 혼자만의 여행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여행 테라피스트 테오가 제안하는 세 번째 처방전은 부모님께 선물하는 여행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진부한 명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제법 기특한 아이디어가 아닌가. (편집자 주)증상 부모님의 사랑이 고마워 몸 둘 바를 모를 때. 부모님과의 관계가 소원해 어떤 대책이 필요할 때.처방 부모님께 부산에서 출발하는 8일간의 크루즈 여행을 선물할 것. 관계 회복이 필요할 경우 배에 함께 오를 것을 권함.일상에서 한 걸음 비켜나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즐깁니다. 음식도 색다르고 풍경도 독특합니다. 지나는 사람들조차 그림이 되고 풍경이 됩니다. 낯선 나라로 떠나는 행복이 이처럼 크기에, 갈수록 여행지는 쌓이고 추억은 깊어갑니다. 그러다 문득 깨닫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 행복을 누릴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 ‘이번에는 부모님께 해외여행을 선물해드리자’라고 크게 마음먹고 여행지... -
아프리카의 하얀 사막 걷기
몸과 마음이 지칠 때, 사람들은 여행을 꿈꾼다.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을 그저 무책임한 감정의 이끌림이라고 여겼는데 여행을 통해 지친 사람들의 일상을 치유할 수 있다는 이가 있다. 여행 테라피스트 테오가 제안하는 두 번째 처방전을 열어본다. (편집자 주)증상 사랑하는 이와 헤어졌을 때.처방 아프리카의 하얀 사막 ‘아틀란티스 샌듄’을 걸을 것.“테오, 입 안 가득 모래가 씹히는느낌으로 음식조차 먹지 못하는 종류의슬픔을 알아요? 내가 지금 그래요.음악도 들리지 않고 걸어도 거리가 가늠되지않아요. 살아 있는지조차 느끼지 못하겠어요.내가 숨을 쉬고 있는지, 눈을 뜨고 있는지도모르겠어요. 그저 떠나고만 싶어요.여기를 벗어나고 싶어요. 어디로 가면 되죠?”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그녀가 슬픈 눈으로 묻습니다. 떠나고 싶다고. 어디로 가면 좋으냐고.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해주는 제 조언은 일관된 것입니다. 떠나는 방법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어요.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 -
보카, 일주일간의 탱고 여행
몸과 마음이 지칠 때, 사람들은 여행을 꿈꾼다.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을 그저 무책임한 감정의 이끌림이라고 여겼는데 여행을 통해 지친 사람들의 일상을 치유할 수 있다는 이가 있다. 여행 테라피스트 테오가 제안하는 처방전이 퍽퍽한 일상에 리듬을 얹는 한 가닥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라며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증상: 이유 없이 울적할 때, 뭘 해도 지겨울 때,하루에 한 번 1분 이상 멍해질 때.처방: 아르헨티나의 탱고 마을 ‘보카’를 방문해일주일 동안 탱고를 배우고 올 것.“테오, 여기는 탱고의 도시야. 탱고의 도시에서는 탱고를 배워야 하는 거야. 카메라는 치워두고 보카의 거리에 나가. 그리고 탱고를 배워.”부에노스아이레스는 지나가는 도시였습니다. 볼리비아 비자를 받기 위해 잠시 머문 도시였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떠날 준비를 하는 내게 게스트하우스 텔모탕고의 알레한드로가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탱고를 배우라고. 보카 거리를 방문하라고.보카, 탱고를 잉태한 거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