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해의 아쉬움과 다가오는 해의 설렘으로 가득한 연말. 세계 배낭여행객들의 필독서 「론리플래닛」이 2012년 최고의 여행지를 발표했다. 오랜 시간 망설였다면 이제 짐을 꾸려보자. 2012년 올림픽 개최지인 런던에서 남태평양의 파라다이스 호주 다윈까지, 꿈속에 존재했던 아름다운 도시들이 당신을 부른다.

새해엔 떠나볼까! 2012 최고의 여행도시 Best 10
영국 런던 London
세계 최초로 올림픽을 세 번이나 개최하는 도시 런던은 현재 엄청난 변신 중이다. 올림픽 개최 도시들의 터무니없이 비싼 숙박료와 이미 몇 달 전 예약이 끝나버리는 숙박 대란은 잊어도 될 듯하다. 런던은 일찌감치 방을 구한 ‘부지런족’뿐만 아니라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한가로운 외곽에 숙소를 잡고자 하는 관광객, 맘씨 좋은 런던 시민을 만나 그들 집 한쪽 소파에서 지내고자 하는 이들까지, 모든 방문객을 만족시킬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런던의 동쪽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런던의 밤 문화를 주도할 예정. 그 밖의 지역들 역시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아이템으로 가득 차 있다. 올림픽과 스포츠에 관심 있는 이가 아니더라도 2012년은 런던 여행의 최적의 시기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박물관과 갤러리의 줄이 스포츠 팬들로 인해 조금은 줄어들 테니 말이다.

새해엔 떠나볼까! 2012 최고의 여행도시 Best 10
최근 몇 년 동안 오만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위해 쉴 틈 없는 변화를 계속해왔다. 무스카트는 이러한 변화의 심장부에 있다. 박물관부터 리조트까지 다양한 문화 행사와 초호화 숙박 시설, 해상 활동이 활발히 개발되는 곳이다. 무스카트의 급상승으로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최신식 화려함이 무색해질 정도. 2010년에 있었던 술탄의 40주년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해변 아시아 게임과 자전거 레이스, ‘무스카트 페스티벌’을 통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으며 이제 모든 준비를 마치고 2012년 세계 무대를 향해 첫발을 내딛는다. 오래된 재래시장과 최신 유행 명품 아웃렛, 독특한 해상스포츠를 즐기며 오만의 전통 배와 왕가의 럭셔리 요트를 동시에 감상해보자.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화려한 일탈, 그 속에 배어 있는 전통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03 이국의 코스모폴리탄에서 느끼는 내 집 같은 안락함 인도 벵갈루루 Bengaluru
이국의 화려함을 논하자면 인도의 벵갈루루를 빼놓을 수 없다. 행복한 삶에 취한 이 남부 인도 도시는 최고의 술과 최상의 음식은 물론, 유행에 민감한 쇼핑몰, 예술과 음악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정감 있는 현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로는 델리, 뭄바이와는 상대가 안 된다. 인도 제1의 양조 전문 회사인 UB그룹 등 해외 사무소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코스모폴리탄인 동시에 여행자들이 내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초호화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스카이바’와 인도 최초로 선보이는 정보화 레스토랑 ‘투셰 다이너’는 요즘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 축구팬이라면 경기장의 터널과 관중석을 가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스토랑 바’에 가보기를 추천한다. 지독한 교통체증이 걱정이라면 새로 생긴 고속 메트로를 믿어볼 것. 걱정 많은 이들에게 벵갈루루 방언으로 한마디를 전한다. ‘Chill Maadi!’(걱정하지 마!)
04 해상 위의 축복, 카니발의 도시 스페인 카디즈 Cadiz
해상 위의 축복을 받고 만들어진 이곳은 과거 신세계에서 보물을 가득 싣고 돌아온 스페인 해군이 남미를 통치했던 곳이다. 2012년에는 남미가 카디즈를 찾아온다. 카디즈는 올해 ‘이베로아메리칸 문화수도(Ibero-American Capital of Culture)’로 선정돼 남미의 예술과 음악, 공연 이벤트를 연중 개최한다. 얼핏 옛날 스페인의 평화로운 모습으로 위장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 1년에 한 번 정신 쏙 빼놓는 카니발로 전 세계인들을 불러 모으는 곳이기도 하다.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은 10일 동안 술과 음악과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긴다. 스페인에서도 유명한 카디즈 주민들의 유머도 마음껏 발산되는 시기. 과거 스페인군의 피는 아직도 카디즈에 있는 그 자손들에게 악명 높은 파티광이라는 이름으로 흐르고 있다.

새해엔 떠나볼까! 2012 최고의 여행도시 Best 10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스톡홀름을 북유럽의 파라다이스라 여겼다. 노벨상의 나라,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쓰레기 하나 없이 정돈된 길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왕과 왕자들이 영원토록 행복하게 사는 곳이다. 최근 몇 개의 소설과 영화에서 스톡홀름을 암흑의 도시로 표현하고 왕가의 스캔들로 떠들썩하긴 했지만, 여전히 스톡홀름에서 흠을 찾기란 쉽지 않다. 보이는 그대로 완벽한 곳이기 때문이다. 감라스탄(Gamla Stan)의 구불구불한 자갈길과 새 단장된 공원은 도시에서 즐길 수 있는 완벽한 휴식을 선사한다. 편안한 코스모폴리탄, 완벽한 구성, 노력하지 않아도 묻어 나오는 아름다움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비록 스톡홀름의 치명적인 물가에 당신의 주머니가 가벼워지겠지만 그 대신 당신의 마음은 스톡홀름에서 아로새긴 추억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새해엔 떠나볼까! 2012 최고의 여행도시 Best 10
포르투갈 기마랑이스 Guimaraes
숨 막히게 아름다운 기마랑이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음에도 아직 많은 관광객들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은 곳이다. 9세기 이래로 포르투갈의 수도이자 심장부 역할을 했던 곳으로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중세도시다. 이 오래된 도시는 묘한 매력을 뽐내며 가지런히 정돈된 건물들, 감탄을 자아내는 대저택과 중세의 장엄함을 간직한 성들로 가득 차 있는데, 안타깝게도 리스본이나 포르토, 브라가와 같은 포르투갈의 다른 도시들에 밀려 소외되어왔다. 하지만 2012년 유럽의 문화 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 in 2012)로 지정되면서 청년층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각종 예술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그동안 숨겨졌던 매력을 한껏 발산할 테니 새해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목해보자.
07 ‘칠레 광부 사건’이 불러온 변화 칠레 산티아고 Santiago
칠레는 특유의 고립된 지형으로 한동안 세계적 유행과 문화적 변화에 소외되어 있었다. 수도 산티아고 역시 독재 정권 동안 부분적인 예술과 학문적 일탈이 시도됐을 뿐 엄격한 사회상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독재가 끝나고 수많은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며 남미의 관광지로 부러움을 사왔다. 지난해 진도 8.8의 지진으로 산호세 광산의 광부 33명이 고립됐던 사건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가와 문화 활동에 대한 칠레인들의 욕구가 커지며 스포츠와 레저가 삶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 이러한 변화는 운동복을 입고 주말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새로 생긴 박물관에는 전시가 이어지고 식문화는 정점을 찍고 있으며 밤문화는 더욱 깊어지고 세계적인 호텔 체인들이 서둘러 진출하고 있다. 올해에는 남미대륙에서 가장 높은 70층짜리 빌딩 토레 그랑 코스타네라가 착공된다고 하니 2012년 칠레에 부는 변화의 바람을 느껴보도록 하자.
08 2012년 새로운 탄생 중국 홍콩 Hongkong
중국에서 가장 자유로운 이 도시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세련되고 매혹적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젊은 층의 시위가 연극이나 대중가요, 춤과 인디 음악, 문학 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2년은 완전한 민주주의로 거듭나기 위한 입법회 의원선거가 추진되는 해로 더더욱 흥미로운 홍콩을 기대할 수 있다. 쿵푸의 달인 브루스 리의 전설적인 업적을 기념하는 전시회와 홍콩 영화의 대부인 영화감독 킹후 회고전 등 다양한 전시회를 즐기고 기회가 된다면 오션 파크의 새로운 게스트 남극 펭귄들도 만나보자. 물론 언제나 한결같았던 홍콩의 볼거리 역시 여전하다. 쇼핑과 미술관, 소호의 명소들을 모두 둘러보자면 시간이 모자랄 정도. 홍콩의 70%가 완만한 언덕으로 이어져 있으니 하이킹을 가보는 것도 좋다. 무엇을 하든지 당신의 하루를 1만1,000개에 이르는 홍콩의 레스토랑들로 연결 짓는 것을 잊지 말 것.
09 제61회 NBA 올스타 위켄드로 볼거리
가득 미국 올랜도 Orlando
언제나 활기 넘치는 도시 올랜도는 아름다운 호수와 잎이 무성한 나무, 어릴 적 꿈꾸어왔던 고전풍의 집들이 가득한 곳이다. 역사적인 공원과 자랑할 만한 B&B, 아기자기한 부티크와 맛집들, 흥미로운 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다. 즐비한 베트남 음식점도 잊지 말 것. 제61회 NBA 올스타 위켄드(2월 25~26일)가 열리는 올해는 이 활기찬 도시가 더욱 흥미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가장 히피스러운 스포츠 행사인 올스타 행사뿐만 아니라 슬램덩크 대회와 콘서트, 밤새 이어지는 파티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도시 전체를 돌며 보헤미안 거리나 맛집, 홈메이드 맥주집, 문신 시술소 등 소소한 매력으로 가득 찬 구석구석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새해엔 떠나볼까! 2012 최고의 여행도시 Best 10
생기 넘치는 도시 호주 다윈 Darwin
과거 다윈은 시끌벅적한 어부들과 몽상가들, 그리고 거친 트럭 운전사들 정도로 대표되던 도시였다. 잠시라도 세상과의 연결을 끊은 채 나 자신을 잊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사회 부적응자들을 위한 피난처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밤새도록 이어지는 파티, 매력적인 시장과 음식점들, 무엇보다 한 발짝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세계적인 자연생태구역은 오늘날의 다윈을 호주의 대표 도시로 변모시켰다. 풍성한 다문화와 자유가 공존하는 생기 넘치는 도시, 다윈은 이제 갈 곳을 잃은 이들의 마지막 피난처가 아닌 모든 이가 반드시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가 됐다. 호주 남부가 겨우내 쉬고 있을 때 이곳의 파란 하늘과 광란의 파티는 쉴 새 없이 계속된다. 배낭족들이 사랑하는 미첼 스트리트는 해가 지고 나면 모든 것이 살아나는 아주 재미있는 곳이니 빼놓지 말고 즐기도록 하자.
■글 / 노정연 기자 ■사진&자료 제공 / 신발끈여행사, 론리플래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