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와 몬데제 등지에서 촬영됐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더욱 멋지게 담아낼 수 있었던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 풍경은 오늘날까지 많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티격태격 모녀도 잘츠부르크에 머무는 동안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또 ‘까칠 엄마’의 소원대로 70% 이상 세일한다는 독일산 냄비 세트를 사기 위해 뮌헨을 방문했는데, 하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는데!
![[모녀의 지구 여행기]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독일 뮌헨 당일치기 여행](http://img.khan.co.kr/lady/201206/20120621193154_1_mon_d_1.jpg)
[모녀의 지구 여행기]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독일 뮌헨 당일치기 여행
만약 아무런 계획 없이 잘츠부르크에 머문다고 해도 결코 지루할 일은 없을 것이다. 잘츠부르크에 몰려드는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위해 이 작은 도시에는 무척 다양한 투어 상품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를 둘러보며 하루를 보내는 투어, 잘츠부르크의 소금 광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투어, 잘자흐 강을 따라 유람선을 탄 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일부 촬영지를 둘러보는 투어, 바바리안 산을 오르는 투어 등 다른 도시에 비해 투어 프로그램이 다양한 것도 사실이다. 잘츠부르크에 도착한 첫날, 엄마와 나는 이러한 투어 가운데서 가장 유명한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선택했다.
한 사람당 37유로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투어 버스에 올랐다. 당시 탑승객은 엄마와 나를 제외하고 전부 유럽, 미국계 백인들이었다. 심지어 가이드도 백발의 백인 할아버지였다. 엄마와 나는 조금은 위축된 기분도 들었지만 곧 가이드 할아버지의 신나는 진행으로 모든 탑승객과 어우러져 깔깔깔 웃음을 터뜨리게 됐다. 물론 투어는 영어로 진행돼서 엄마와 나는 알아듣는 말도 있고 못 알아듣는 말도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 웃음이 났다.
트랩 대령과 마리아의 알콩달콩 사랑을 따라가다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는 총 4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그 첫 번째 여행지는 잘츠부르크 시내에서 고속버스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레오폴스크론 성이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어둑어둑한 5월의 잘츠부르크는 꽤 쌀쌀했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레오폴스크론 성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엄마, 여기가 레오폴스크론 성이래. 그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살던 저택인데, 지금은 궁전 내부는 공개하지 않는대. 그래서 저기 호숫가 산책만 할 거래.”
“그러네. 엄마 한번 찍어봐. 저 뒤에 호수 잘 나오게!”
현재 레오폴스크론 성의 내부는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레오폴스크론 성의 정원과 호수만을 구경할 수 있다. 초록빛 호수가 둘러싸고 있는 레오폴스크론 성은 화려하기보다는 기품이 느껴지는 곳이다. 호수에는 수십 마리의 오리 떼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30명 내외의 관광객들을 위해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1 잘츠캄머굿이 시작되는 언덕과 볼프강 호수. 오스트리아 시골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2 헬부른 궁전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물의 정원’. 3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홍보하는 소 기념상 앞에선 엄마. 4·5 몬지 대성당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와 트랩 대령이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나는 한 장이라도 더 아름다운 풍경을 찍고 싶어 늑장을 부렸다. 엄마는 다른 사람들과 가이드가 버스를 향해 걸어가자 나를 재촉했다. 이런 패키지여행을 할 때 늦게 오는 사람만큼 꼴불견은 없다면서!
버스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헬부른 궁전은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보여준 곳이다. 이 궁전은 17세기 잘츠부르크의 대주교가 여름 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곳이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보아야 한다면서 성이 아닌 한 정원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인공적으로 만든 정원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멋이 살아 있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곳은 ‘물의 정원’이라고 불리는데, 영화 속의 명장면을 촬영한 곳이라고 한다.
에델바이스 노래 부르며 오스트리아 속으로
헬부른 궁전에서 ‘물의 정원’만 본 우리 투어팀은 이제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몬지 대성당으로 출발했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한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동안 ‘에델바이스’ 노래를 부르자고 했다. 사람들은 다들 신이 나서 노래를 시작했고, 엄마와 나도 박수를 치면서 천천히 노래를 따라 불렀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두어 번 사람들에게 노래를 시킨 다음 ‘에델바이스’를 포함해 ‘도레미 송’ 등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여러 히트곡 메들리를 틀어주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그림 같지? 정말 좋다, 엄마.”
“그래. 우리 딸이랑 오니까 더 좋네.”
잘츠부르크에서 몬지 대성당으로 이동하는 한 시간 동안 엄마와 나는 차창 밖 풍경에 넋을 잃었다. 유럽 어느 곳이든 근사한 모습을 볼 수 있지만, 특히 오스트리아의 시골 풍경은 우리에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얘, 간식 좀 먹자.”
“엄마 벌써 배고파? 지금 먹으면 점심 맛있게 먹을 수 없잖아!”
“시끄럽다. 아까 산 빵 좀 먹자.”

뮌헨 시청사가 있는 마리엔 광장의 모습.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가이드 할아버지가 말한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거의 도착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쯤, 가이드 할아버지가 일어서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때 우리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바로 멋진 호수와 산과 작은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엽서 속 그림이었다.
“이곳은 성 글리텐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곳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요. 잘츠캄머굿이 시작되는 마을이에요. 잘츠캄머굿은 전 세계를 여행한 여행자들이 손에 꼽는 아름다운 마을이기도 합니다.”
버스는 볼프강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정차했다.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내려 잘츠캄머굿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서 몇 분이라도 앉아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듣던 대로 잘츠캄머굿은 대단히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할 때 할슈타트와 함께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두 곳 모두 접근성이 나쁜 편이지만, 한가하고 한적한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인기가 좋기 때문이다.
드디어 도착한 아름다운 몬지 대성당
가이드 할아버지는 몬지 대성당이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거듭 이야기했다. 이곳에서는 1시간 30분 동안 자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으며, 점심 식사는 어느 식당에서 하든지 맛은 훌륭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이 투어의 일정 중 유일하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인데, 생각보다 빠듯할 것 같아 엄마와 나는 바쁘게 몬지 대성당을 향해 걸어갔다.
“엄마, 우리 성당 구경 후딱 하고 저런 데서 점심 먹자.”
“그래. 어머나, 저 집 맛있겠네.”
“참, 아까 엄마 점심 안 먹는다면서?”
“난 샐러드 한 접시만 먹으련다.”
몬지 대성당은 마리아와 트랩 대령이 결혼식을 올린 성당이다. 성당 전체가 노란색으로 칠해진 탓에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천주교 신자인 엄마와 나는 성수를 찍고 어두컴컴한 성당으로 들어갔다. 유럽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성당의 모습이었다. 제대와 커다란 십자가, 마리아상과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오래된 나무 의자 등 별다른 감흥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엄마와 나는 성당을 둘러보고 성당 안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다. 거기서 구경을 하다가 익숙한 물건을 발견했다.
“엄마, 이거 우리 집에 있는 거지? 어머, 오빠가 여기서 이걸 사왔나 보다.”
성당 안의 기념품 상점에는 투명한 초록빛의 작은 성수병이 진열되어 있었다. 성수병 앞에는 몬지 대성당이라는 이름도 함께 쓰여 있었는데, 몇 해 전 이곳에 왔던 오빠가 사온 것과 똑같았다. 빈이나 잘츠부르크의 기념품 상점에서 파는 물건이 아니라 이곳에서만 팔고 있다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엄마와 나는 성당에는 나가지도 않으면서 꼭 자신을 신자라고 소개하는 엉뚱한 오빠의 험담 아닌 험담을 하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이제 점심을 먹기 위해 성당 아래에 모여 있는 식당가로 내려왔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서 식당을 고르기 위해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대부분 야외 테이블을 열 개 정도 내놓은 규모의 식당들로, 메뉴는 피자와 슈니첼 등 다양했다. 나는 엄마에게 가고 싶은 식당을 물어 한 식당에 들어갔다.
엄마의 바람대로 샐러드 한 접시와 피자 한 판을 주문했다. 애당초 샐러드만 먹겠다던 말과 달리 “피자가 더 맛있어 보인다”라며 엄마는 피자도 두어 조각 드시기 시작했다. 노란빛의 몬지 대성당을 바라보며 먹는 점심은 무척 맛있었다. 상쾌한 시골 마을의 공기는 더욱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점심을 서둘러 먹고, 약속된 자유 일정이 끝나기 전에 호숫가를 구경하기로 했다. 몬지 대성당에서 호숫가까지는 거리가 꽤 있었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길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반드시 가보고 싶었다.

1 뮌헨 역 앞에는 뮌헨의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는 관광버스가 많다. 2 잘츠부르크에서 뮌헨으로 가는 가장 편리한 티켓은 바바리안 티켓이다. 3 일요일이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 뮌헨. 4 몬지 대성당이 있는 몬지는 무척 작은 시골 마을이다. 규모도 작고 식당도 몇 개 없지만 이곳을 찾는 여행객은 끊이지 않는다. 5 뮌헨은 현대 도시의 느낌이 많이 묻어나는 곳이다. 6 독일식 돼지 족발인 슈바이네 학센. 독일 맥주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엄마, 우리 여기 나중에 또 오자! 저기 보니까 작은 호텔도 있고 며칠 쉬다가 가면 정말 좋을 것 같아.”
“그래! 그러자! 근데 너 시집가면 엄마랑 같이 놀러 다닐 시간 있겠어?”
“괜찮아. 남자친구가 결혼하면 자기는 더 바빠지니까 엄마랑 더 자주 놀러 다니라고 했어.”
“어머 그랬어? 아하하. 신난다!”
![[모녀의 지구 여행기]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독일 뮌헨 당일치기 여행](http://img.khan.co.kr/lady/201206/20120621193154_5_mon_d_5.jpg)
[모녀의 지구 여행기]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독일 뮌헨 당일치기 여행
기차 시간표는 확인 또 확인해야 한다
이번 여행에서 엄마의 몇 안 되는 바람 중 하나가 바로 독일에 가는 것이었다. 이유는 70% 이상의 세일가에 독일 냄비 세트를 사야 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냄비 세트는 나를 위한 선물이었는데, 사실 난 독일산 냄비에 큰 뜻은 없었다. 하지만 한국 아줌마들의 그 ‘좋다더라’ 입소문은 독일 뮌헨으로 갈 계획을 세우게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잘츠부르크에서 머무는 3박 4일 동안 독일 뮌헨에 다녀오려면 하루를 다 써야 했는데,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로 하루를 쓰고, 잘츠부르크를 보는 데 하루를 쓰면 너무 빠듯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엄마와 나는 뮌헨에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다녀오기로 했다. 잘츠부르크에서는 독일 뮌헨을 무척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바바리안 티켓은 독일 뮌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체코 프라하 등을 다니는 보통 기차를 24시간 동안 무한정으로 탈 수 있는 기차표다. 티켓 가격은 25유로인데, 한 장으로 최대 다섯 명까지 기차를 탈 수 있어 배낭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다. 단점은 여행하기에 편한 시간에 출발하는 기차는 거의 없고 운행 간격도 넓다. 하지만 미리 시간표를 확인해 그 일정대로만 움직인다면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이렇게 일정을 정하고 잘츠부르크 여행을 시작한 엄마와 나. 그런데 왠지 독일에 가는 날을 자꾸 일요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 토요일에 갈 것을 일요일에 간다고 해서 바뀔 건 없다고 생각한 난, 엄마에게 냄비는 일요일에 사러 가자고 했다. 그리고 일요일, 우리는 잘츠부르크에서 오전 7시에 뮌헨으로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새벽이라 택시를 잡아타고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왠지 분위기가 이상했다. 분명 7시 출발이면 사람들이 있을 법도 한데…. 심지어 티켓을 팔고 지도를 나눠주는 곳도 문을 열지 않았다. 유럽 기차는 시간을 칼같이 지킨다는 말을 하면서 엄마와 나는 플랫폼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플랫폼에는 뮌헨으로 가는 기차가 40분 뒤에 출발한다고 적혀 있었다. 나는 토요일에 출발하는 기차 시간표를 확인하고 일요일에 기차를 타러 왔던 것이다. 엄마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우리는 무척 추웠던 기차역에서 40분을 기다렸다가 뮌헨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걸어 다니는 번거로움을 해결해줄 기특한 물건이다. 뮌헨의 여러 관광 프로그램 중에는 이처럼 자동 자전거, 6인용 마차 등을 타고 다니는 것도 있다.
이렇게 뮌헨 중앙역에 도착한 엄마와 나는 역에서부터 독일 족발 맛집이 있는 시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지도에서 찾아보니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와는 또 다른 뮌헨의 풍경을 구경하며 엄마와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 그런데 역 안의 상점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문을 연 가게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거리가 한산하지?”
“오늘 일요일이라서 사람들이 다 교회에 갔나 보네.”
중앙역에서 직진만 하면 시청사가 있는 거리가 나온다. 그러다 엄마가 그토록 원하던 독일 냄비를 파는 가게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게 웬일!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불도 꺼져 있었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신기한 냄비도 여럿 보였고, 엄마가 말하는 폭탄 세일 제품도 있는 것 같았다.
“혹시 오늘 일요일이라서 다들 영업 안 하는 거 아냐?”
“아니야, 엄마. 여기가 얼마나 큰 관광 도시인데. 설마….”
불안한 나의 마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로 나타났다. 시청사가 있는 주요 거리의 모든 상점들이 일제히 문을 닫아놓은 장관을 보게 된 것! 사실 뮌헨에 온 목적은 냄비를 사기 위해서였는데, 엄마의 바람을 못 이뤄드린 것이 아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다.
“제대로 알고 왔어야지!”
“원래는 어제 오려고 했었는데, 그냥 일요일에 오고 싶더라고. 미안.”
“얘, 네 아빠가 우리 돈 좀 그만 쓰라고 하는 모양이다.”
“푸하하하. 맞아, 그런 거 같아!”
그런데 해도해도 너무 했다. 아무리 일요일이라지만 서울의 명동 같은 뮌헨의 시청사 부근은 말도 안 되게 조용했다. 심지어 관광객들도 별로 없었다. 급기야 우리가 점심을 먹기로 한 맛집이 문을 열지 않았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만약 그 식당도 문을 닫았다면 무척 속상할 것 같았다. 인터넷 여행 블로그에서 공부한 대로 시청이 나오자마자 왼쪽으로 꺾었더니 내가 찾던 식당이 나왔다. 다행히 문이 열려 있었다!
뮌헨에서 돼지족발 맛이 가장 좋다는 식당에서 생맥주 두 잔과 샐러드, 독일식 돼지족발인 슈바이네 학센을 시켰다. 이 집의 슈바이네 학센은 직접 만든 맥주에 돼지 족발을 오래 삶은 다음 오븐에 구워내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육질이 특징이다. 그 명성대로 정말 훌륭한 맛이었다. 우리나라의 감자떡 같은 곁들임 음식도 무척 맛이 좋았다. 비록 냄비 세트는 구경도 못했지만, 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뮌헨은 구경할 곳이 굉장히 많다. 때문에 반나절 동안 모든 곳을 다 돌아보려는 계획은 세우지 않는 것이 좋다. 그저 피곤해지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거리를 지나가던 관광버스를 본 우리는 그 버스를 타고 뮌헨 한 바퀴를 도는 데 합의했다. 다시 역으로 간 엄마와 나는 뮌헨의 명소만 찾아가는 관광버스를 탄 채, 뮌헨의 곳곳을 한 시간 동안 구경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지친 엄마를 위해 서둘러 잘츠부르크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일어났던 비극 하나는 잘츠부르크에서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뮌헨에서 되돌아가는 기차 시간표도 토요일 기준으로 알고 있었던 것. 꼼꼼하지 못한 딸은 미안한 마음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지만, 다행히 맛있는 빵과 커피를 파는 식당이 많은 뮌헨 역에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 7월 호에서는 체코의 체스키 크롬로프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티격태격 모녀의 당일치기 여행 따라잡기 여행의 기술 반나절 투어를 이용하라 잘츠부르크에 머문다면 반나절가량 소요되는 각종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좋다. 티격태격 모녀는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선택해 다섯 시간가량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인 잘츠캄머굿과 몬지 대성당까지 둘러보고 왔다. 현지 여행사에서 진행해 영어로 진행되는 단점이 있지만, 쉽게 갈 수 없는 시골 마을에 편히 다녀올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여행 일정 주말 여행 계획은 더욱 철저하게! 티격태격 모녀는 독일 뮌헨에 가려던 일정을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연기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기차 시간표를 잘못 확인해 무려 두 시간 이상을 기차역에서 허비한 것이다. 여행을 할 때 가장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이다. 기차 스케줄만큼은 반드시 확인해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특히 어떤 상품을 살 계획을 세웠다면, 일요일에 상점이 문을 여는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
■글&사진 / 정은주(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