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엄마, 콩콩이는 여행 몇 개 했어?

콩콩이는 여행 중

(7) 엄마, 콩콩이는 여행 몇 개 했어?

ㆍ일곱 번째 여정지 → 일본 다카마쓰&나오시마

아이랑 여행을 한다는 것은 엄마의 무한한 인내가 수반돼야 가능한, 엄마의 고행에 가까운 것이라는 것을 엄마들은 안다. 그럼에도 엄마들은 아이가 눈을 맞추는 그 순간부터 여행을 꿈꾼다. 말 그대로 꿈꾼다.

[콩콩이는 여행 중](7) 엄마, 콩콩이는 여행 몇 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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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여행한다는 것
태교 여행부터 시작된 요즘 엄마들의 ‘여행 로망’은 아이가 중학생이 될 때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때마다 이유도 많고 명분도 창창하다. 본격적인 공부가 시작되는 중학교 입학 직전에 유럽 배낭여행으로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의 대장정이 끝난다고 한다. 아예 여행사들도 엄마와 아이의 여행을 전담하는 패키지를 만들어 풍구질을 하고 있다. 엄마가 아이와 여행을 하려고 마음을 먹을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그야말로 하나부터 백까지다. 아이가 영아이건 유아이건 소아이건 상관없이 밤하늘 별만큼 고민 사항은 넘쳐난다. 비행시간, 날씨,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거리, 수화물 관련, 승무원의 친절도, 탑승시간, 기류, 날씨, 출입국 절차에 드는 시간, 유모차 휴대 관련 사항, 음식, 물, 숙소의 편의시설, 아이를 동반한 여행객을 대하는 친절도, 응급 상황 발생 때의 대처 방안, 아이가 좋아할 요소, 천재지변까지. 어른끼리 갔으면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일이 아이 동반이라는 상황에서는 전부가 되기도 한다. 고려할 것 많고 고민할 것 넘쳐나는 여행이지만 그래도 엄마들은 온갖 스마트한 기기를 열어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을 여행지를 찾고 또 찾는다.

동북아시아에 속한 우리나라에서 아이와 가기 좋은 곳으로는 여러 가지 요소를 따져 동남아의 휴양지들이 주로 언급된다. 실제로 괌, 사이판, 발리, 푸껫 등이 인기 있고 최근에는 더 가까운 오키나와, 하이난 등에도 유모차 부대들이 속속 상륙하고 있다고 한다. 숙박은 아무래도 편의시설이 좋은 리조트가 인기. 특히 아이의 놀 것을 충분하게 배려한 리조트들은 언제나 인기 순위 상위에 자리한다. PIC, 클럽메드 등. 사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모래 놀이 세트가 비치돼 있는 프라이빗 비치, 우유병 소독기, 아이 욕조, 유모차 대여가 가능한 숙소라면 엄마들은 의심 없이 클릭 동작에 힘을 넣는다. 이동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리스크에 노출되는 시간도 줄어드니 공항과 거리가 가까운 숙소 또한 엄마라는 사람들의 위시 리스트에 있다. 코타키나발루의 수트라하버 리조트도 그런 맥락에서 자주 회자된다. 건기의 발리, 잔잔한 바다의 나트랑, 도심과 리조트가 공존하는 홍콩 특급 호텔도 애기 티를 벗은 아이들이라면 좋아할 것이다. 수영장이 있고 테마파크가 있으며 맛있는 음식까지. 그 정도만 있어도 다 되는 나이가 오니 말이다.

[콩콩이는 여행 중](7) 엄마, 콩콩이는 여행 몇 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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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개념을 알아버린 아이
콩콩이는 채 6개월이 되기 전부터 장거리 비행을 해야 했는데, 그때는 앞서 말한 경험을 위한 여행이라기보다는 부모가 가야 하니 젖먹이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딸려’가는 상황이었으니 조금 다르긴 했다. 그런데 그 시작이 아이의 여행의 앞길을 활짝 열었다. 서울발 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9시간을 아이는 그림처럼 지냈다. 시간 맞춰 모유를 먹었고 잘 웃었고 잘 잤다. 다만 비행기가 그렇게 건조하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했던 무지한 엄마 때문에 JFK공항에 내려서는 마치 분장한 아이처럼 볼이 빨갛게 돼 있었던 것이 첫 비행의 옥에 티라면 티였다. 로션을 수시로 발라줬으나 비행기 안의 살인적인 건조함에 아이의 피부는 뉴욕에 있는 내내 위구르 신장쯤에서 온 아이로 보이게 했다. 기압차 때문에 죽기 살기로 울어댄다는 이착륙시에는 담요로 앞섶을 망토처럼 싸서 젖을 물렸더니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 모르는 것처럼 잘 잤고, 미디어 노출이 아직 안 됐던 때여서였는지 닫혔던 창문이 열리자 보이는 구름과 하늘을 오랫동안 매우 신기하게 보는 정말 핏덩이였다.

콩콩이는 아기띠에 붙잡혀 안긴 채로 맨해튼을 걷고 또 걸었는데 자는 줄 알았던 아이가 혼자 깨어나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결국 직접 모유를 찾아 마셨던 장면은 치매에 걸려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엄마의 기억으로 남겨주었다. 걸으면서 젖을 물리고 있는, 그래서 먹일 수 있는 그 오묘한 감각과 감정은 콩콩이가 그 시절, 뉴욕에서 내게 준 선물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도 안 봤지만 진짜 창피하긴 했다. 그렇게 시작된 아이와의 여행은 길게는 두 달에 한 번, 짧게는 격주에 한 번 비행기를 타면서 아이는 여행을 특별하지 않은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콩콩이는 여행 중](7) 엄마, 콩콩이는 여행 몇 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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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월 콩콩이는 다카마쓰에서 여행의 개념을 알아차린 소아가 됐다. 다카마쓰는 앞서 열거한 여러 가지 이유로 아이들에게 잘 맞는 여행지다. 일단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 남짓, 공항에서 도심은 멀지 않다. 아시아나항공만이 취항하는데 비행시간은 약간 애매하다. 아침에 도착해 저녁에 출발하는 꽉꽉 채운 일정이 어쩐지 본전 의식이 들지 않게 하는데, 오후 출발이다. 그런데 아이 데리고 가는 일정이면 꼭두새벽에 애 깨워 움직여야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낮잠 재워 컨디션이 최상일 때 공항에 풀어두면 아이는 훨씬 좋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동. 정말정말 밥을 먹지 않을 때 엄마들은 아이에게 먹일 음식으로 밥 대신 우동을 택한다. 한 끼가 수월하게 넘어간다. 아이들은 통통한 식감의 우동을 무척 좋아하는 편인데 콩콩이도 그랬다. 우동 하나면 먹는 재미, 노는 재미까지 한 번에 가능했다. 물론 먹는 것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는 얘기를 마구 해야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나오시마가 있었다. 느린 것 같은 페리를 타고 40여 분이면 도착하는 예술 섬. 콩콩이에게는 ‘호비랑 나랑’으로 기억되는 베네세 그룹이 무언가 엄청난 일을 해낸 곳.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그림들이 가득한 미술관, 퐁피두 앞 터줏대감인 니키 드 생팔의 작품이 놀이터 미끄럼틀처럼 있는 곳. 그 나오시마가 지척에 있었다.

두 눈 가득 담아온 나오시마
아이를 데리고 휴양지에 가서 일상을 털어내고 이상을 살다 오는 것 같은 며칠이 육아에 힘이 되는 그런 시기가 지나고 나면 여행 자체가 아이에게 자양분이 되는 듯한 느낌이 오는 때가 다가온다. 사람들은 기억도 하지 못하는 때라고 타박하듯 말하지만 따로 외우게 하지 않아도, 따로 자꾸 환기시키지 않아도 그저 가랑비에 옷 젖듯, 젖은 적 없는 것처럼 말라 있는데도 아이는 흠뻑 젖었던 것을 말하는 때가 온다는 것이다.

나오시마 명소 중 하나인 I♥湯(I Love You). 목욕을 즐길 수 있는 미술 시설이다.

콩콩이는 나오시마에서 정말 훌쩍 자랐다. 공간에 대한 지각, 그것에서 촉발된 기상천외한 상상력, 그림을 보는 태도, 전시장에서의 매너, 신발을 벗고 느끼는 감각, 공중도덕 등 하나하나 따로 주지시키거나 교육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자극받았고 수용한 것 같았다. 몇 계절 전 신발을 벗고 뛰어다녔던 방콕의 사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알아차렸다. 안도 다다오가 도배를 해놓듯 세워놓은 노출 콘크리트 벽을 느꼈고 그 구멍에 눈을 맞추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구멍마다 돌아가며 보이는 게 있을 때까지 오랫동안 그곳을 탐했다. 보고자 하면 모든 것을 볼 것이나 스치고자 하면 그냥 조용한 섬일 뿐인 그곳에서 콩콩이는 보기도 스치기도 하면서 그 시간들을 공고하게 직조해갔다.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을 둘러보다 만난 한 이탈리아 기자는 내게 정말 궁금해하는 얼굴로 물었다.

“왜 한국 사람들은 대학생이 돼야 미술관에 오는 겁니까? 같은 아시안이라 해도 중국, 일본 사람들은 아주 어린아이들도 데리고 미술관에 오더군요. 한국 사람들은 아이를 데리고 오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이상하게 생각해 주의 깊게 봤더니 청소년 시기의 한국인도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물론 유럽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봤습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공부한 다음에 봐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이건 그저 예술인데, 학문이 아닌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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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대답을 찾는 대신 나는 정말 왜 그럴까에 대해 생각하는 게 더 급했다. 아이를 데리고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없으니까. 장거리 여행을 해도 되는 때라 해도 아이들이 미술관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있을 테니까. 그 부모들도 마찬가지였을 테고. 이 답을 뭐라 해야 할까. 짧은 영어를 감출 긴 몸짓을 생각해내느라 분주할 때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공감각적 자극에 노출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아느냐 모르느냐가 아니라 느꼈는지 그러지 못했는지가 더 중요하니까요.”

그때 흡사 등산용 배낭같이 생긴 아기띠에 고무 인형처럼 생긴 아이를 진 코카서스 인종이 그 말의 이미지 컷처럼 내 앞을 지나가며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 말에 동감을 표했다. 그런 맥락에서 나오시마는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콩콩이는 빛에 대한 개념에 대해 내게 많은 질문을 해댔다. 그리고 나오시마 여행 이후로는 벽이 비스듬한지 아닌지에 관해서도 매우 큰 관심을 가졌다. 벽이 비스듬하면 빛도 비도 비스듬하게 들어오고 젖는다는 형이상학적으로 들리는 말을 하기도 했다.

베네세하우스 레스토랑에서의 점심.

부쩍 자란 아이를 보는 것
나오시마의 창조주라고 불려도 좋을 베네세 그룹의 후쿠다케 소이치로 회장은 인간의 탐욕으로 병든 자연은 예술이 다시 살려낼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 예술이 다시 욕심이 넘치는 사람마저도 살려낼 거라고. 그것을 정량해서 볼 수는 없지만 나오시마를, 나오시마의 예술을 그저 벽으로, 큰 호박으로, 돌로 여기는 아이를 보면서 그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무엇을 꼭 해야겠고, 꼭 남겨야겠고, 꼭 이뤄야겠다는 ‘To Do List’가 있는 엄마에게는 나오시마는 좋은 여행지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중요하고, 그 시간을 보다 새로운 공간에서 구성해보고 싶고, 그 상황에서 아이가 아주 조금이라도 달라지는 것을 천천히 볼 수 있는 엄마라면 나오시마는 매우 맞춤한 곳이다. 날씨가 좋은 계절이라면 자전거를 빌려 한 바퀴 도는 것으로도 시원할 테고, 손을 잡고 걸어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뛰거나 달려도 눈앞에 나타나는 자연과 예술들로 신선한 환기를 하는 데 매우 좋은 여행지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느리듯 빠르게 오가는 쾌적한 페리일 테고 말이다. 닭만 한 갈매기를 보는 것도 아이들은 무척 좋아하니까.

나오시마의 상징인 빨간 호박을 본뜬 조형물.

콩콩이는 나오시마에 다녀와서 안 그래도 많은 말이 더 늘었다. 화장실 조명 밑에서 ‘Do Not Disturb(방해하지 마세요)’ 푯말로 비스듬한 벽도 보여주고, 그 구멍을 통해 스크린도 만들었다. 한창 뿌듯할 시점, 아이는 배고프다는 말로 충만 신은 끝났음을 알렸다. 북채처럼 생긴 닭다리가 아니라 몸의 반쪽에 해당할 닭다리를 기름에 튀기듯 끓여 껍질은 바삭하고 살은 짭조름한 다카마쓰의 명물 닭 요리인 호네츠키토리 식당에 갔다. 고기 중에 씹어서 뱉지 않고 삼키는 유일한 종류인 닭고기인 데다 나오시마에서 그렇게 뛰었으니 잘 먹겠지 싶었다. 추천에 추천을 마다하지 않는 이카쿠라는 식당이었다. 식당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아이 데리고 앉아 있기에는 미안한, 금요일 직장인들의 행아웃 분위기였다. 그러나 콩콩이는 하루 종일 입에 달고 있는 “마타 아이마쇼(또 만나요)”, “도모 아리가토(‘감사합니다’의 약간 반말. ‘고자이마스’를 발음하지 못했다)”를 연발하는 한국 애기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음식이 나올 때까지 가만히 있지 못하는 35개월. 비장의 무기를 꺼내 아이를 집중 모드로 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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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이의 장래희망은 토끼. 실바니안 패밀리의 새로운 시리즈를 꺼내주자 아이는 배가 고팠다는 것도 까먹고 소꿉장난에 심취했다. 예술과 동화된 아이, 자연과 하나 된 아이를 보며 가졌던 벅찬 감동은 그날 해가 질 때 같이 세토 내해로 져버리고 말았던 것. 닭고기 나왔어, 이거 먹고 해라. 콩콩이 좋아하는 노란 밥 나왔어, 이거 먹으면 토끼가 더 좋아할 거야. 엄마 양배추 먹는 거 봐라, 꼭 토끼 같지 않니. 아무리 목이 쉬어라 말해도, 엄마 좀 조용히 해줘, 내가 하는 말을 토끼가 못 듣겠어,라고 할 뿐. 모두 ‘간빠이’를 하는 흥겨운 금요일의 맛집에서 나는 또 소리 내지 않고 소리를 질렀다. “너 먹지 마. 엄마가 다 먹을 거야.”

다카마쓰&나오시마 여행
콩콩이와 엄마의 3박 4일 추천 여행 코스

첫째 날
가가와 현 시코쿠 도착!
둘째 날 현대아트의 성지, 기적의 예술 섬 나오시마 감상(빨간 호박, I♥湯(I Love You), 이에프로젝트, 베네세하우스뮤지엄, 안도뮤지엄, 지중미술관, 노란 호박 등)
셋째 날 국가 특별 명승지로 선정된 최대 규모의 리쓰린 공원(다도, 잉어 먹이 주기 체험, 뱃놀이 등) 둘러보기. 쇼핑과 식사는 물론 각종 이벤트와 휴식처로도 활용되는 이색 쇼핑 타운 마루가메초, 그린 오르골 만들기 체험이 가능한 세계 가라스관, 다양한 체험 시설과 대형 돔 스크린의 브리지 시어터가 인상적인 세토대교 기념공원 방문.
넷째 날 현존하는 일본 최고의 연극 극장인 곤피라 대극장을 거쳐 가가와 현의 명물 사누키 우동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나가노 우동학교에서 우동 만들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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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이카쿠
마루가메마치 거리의 첫 번째 패밀리마트를 끼고 왼쪽 골목에서 좌회전 후 두 번째 블록에서 우회전. 매우 고급스러운 외관에 비해 가격과 분위기 모두 캐주얼하다. 맛도 훌륭한 편. 닭다리 8백70엔, 영양밥 같은 닭고기밥 4백50엔, 생맥주 3백50엔.
문의 www.ikkaku.co.jp

Epilogue
일상을 떠야 이상을 얻는다고 내가 어디에선가 헛소리를 했었다. 일상은 꺼지지 않는 것이었다. 여행을 가도 남루한 일상은 사라지지 않는 것, 일상을 떠야 이상을 얻는다는 것 자체가 무척 유치하고 초보적인 생각이었다고 당시의 독자들에게 사죄를 올린다. 엄마의 일상은 이런 것, 아이와의 여행은 이런 것. 거창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그저 담담한 일상 같은 것. 콩콩이는 그날 또 내게 조용히 토끼와 함께 웅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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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당장 이 핏덩어리를 데리고 여행한다는 것 자체가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것을 불을 보듯 뻔히 알지만 작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세상을 탐하듯 호기심을 보이면 무엇이든 더 보여주고 싶어 가슴이 쿵쾅거린다. 백일만 지나면 아이를 강보에 싸서 백화점 문화센터에라도 오가며 얻는 그 충일감에 몸이 힘든 것은 금방 잊고 만다. 바리바리 싸들고 갈 게 넘쳐나는 것이 아이와의 외출이건만 그래도 그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백화점 외출이 그럴진대 아이와 밖에서 먹고 자는 여행의 고생은 하물며 어떻겠는가. 그러나 그 고생과 상관없는 따뜻하고 유쾌한 행복이 길 위에 펼쳐지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 엄마들은 자꾸만 떠난다.

PROFILE 콩콩이는…
2011년생. 말 잘하고 밥 잘 안 먹는 여자아이. 잡지사 편집장 엄마에게서 태어난 덕과 탓에 생후 6개월부터 뉴욕행 비행기를 타기 시작해 현지의 시차와 상관없이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눕는 여행형 어린이로 성장 중.

콩콩이 엄마는…
「GQ」, 「W」의 피처 디렉터, 「Off」, 「magazine C」, 「RAUME」의 편집장으로 일했다. 한 끼의 식사가 지닌 의미와 그 사이의 감정들을 두루 쓴 「더 테이블」을 펴내기도 했다. 이따금 텔레비전과 라디오에도 나왔지만 지금은 잡지 「ojo」와 「magazine K」의 편집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글&사진 / 조경아 ■취재 협조 / 브라이트 스푼(02-755-1266, www.brightsp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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