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일치기, 이곳이 안성맞춤 경기도 안성](http://img.khan.co.kr/lady/201405/20140502183916_1_lady05_396.jpg)
[휴일엔 가족 여행](5) 당일치기, 이곳이 안성맞춤 경기도 안성
낚시를 즐기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두 손 놓고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면 그만이다. 고삼저수지는 1960년에 준공된 안성 최대의 저수지다. 상류 쪽에는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뤄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그럼에도 하류 지역인 고삼저수지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 때문이다. 이른 아침이면 물안개가 자욱하게 수면을 덮는다. 그 풍경이 안성8경에 이름을 올릴 만큼 신비롭고 몽환적이다. 특히 물안개를 헤집고 올라오는 일출이라도 보게 되는 날이면 정말 행운이다.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주말이면 사진가들이 낚시터 주변에 진을 친다. 고삼저수지는 분명 관광지는 아니다. 하지만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깊은 사색을 하고 싶다면 이곳만 한 곳도 없다. 작은 바람의 흔적도 없이 유리처럼 차갑고 미끈한 수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평안이 밀려올 것이다. 사진 촬영 포인트로 유명한 곳은 고삼이씨네 낚시터 주변이다.

1 낚시를 즐기지 않아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고삼저수지. 2 주말이면 낚싯배가 부족할 정도로 강태공들이 많이 찾는다. 3 고요한 수면을 가르며 낚시 포인트로 이동하는 강태공. 4 목가적인 풍광이 이국적인 안성팜랜드.
“그림책에서 봤어요. 텔레비전에서 봤어요”라며 난생처음 당나귀, 황소, 타조를 보는 아이들의 눈은 신기함으로 반짝인다. 2012년에 문을 연 안성팜랜드는 1,290,000㎡(39만 평)의 광활한 초원에 자리하고 있다. 가축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요즘 아이들이 20여 종, 2백여 마리의 동물과 함께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 ‘체험형 놀이농장’이다. 안성팜랜드만의 독창적인 즐길거리는 체험 목장에 다 모였다. 가축들과 함께 걷고 뛰고 먹이를 주는 등 그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체험거리가 넘친다. 바람을 가르며 말 위에서 멋지게 자세를 잡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말자. 초보자를 위한 체험 승마 위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부담 없이 참여하면 된다. 어린아이와 함께 넓은 초지를 돌아다닐 수 없다면 트랙터 마차나 초지자전거를 이용해도 좋다. 놀이 시설도 가볼 만하다. 형형색색 알록달록 미니 기차, 미니 바이킹, 키드라이더 등이 꼬마 손님을 기다린다.

1 죽주산성은 트레킹 코스로도 좋다. 2 철쭉이 만발한 죽주산성의 동문지. 3 송문주 장군의 사당.
사진에 취미가 있다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이국적인 풍경의 드넓은 초지, 다양한 농작물 등이 어느 때 찾아도 색다른 매력이 넘친다. 이런 장점 덕분에 드라마 ‘신사의 품격’, ‘아가씨를 부탁해’, ‘각시탈’ 등의 작품과 CF가 이곳에서 앞다퉈 촬영됐다.
트레킹과 산책 모두 만족스러운 죽주산성
외지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흔히 ‘숨겨진 보물 같은 여행지’라 말한다. 안성의 추천 여행지를 꼽으라면 대부분 ‘안성맞춤박물관’과 ‘바우덕이 남사당패’ 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죽주산성’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만큼 역사적 이야깃거리가 많고 풍경이 빼어나서다.
죽주산성은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 비봉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산성이 처음 축조된 시기는 삼국시대로 알려졌다.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증개축됐다. 안성은 삼국시대부터 지리적·군사적 요충지였다. 때문에 삼국 모두 패권을 차지하려고 이곳에서 많은 피를 흘렸다. 대표적으로 견훤이 이곳을 본거지로 후백제의 건국 준비를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고려 때 몽골이 침략했을 때에도 여러 전투를 거치는 동안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던 철옹성이었다.

1 신명 나게 소고춤을 추고 있는 남사당패. 2 상모재비의 개인기에 풍물패와 관객은 절로 신이 난다. 3 3대째 국밥을 내고 있는 안성장터국밥. 4 다소 비싼 가격에도 만족도가 높은 안성맞춤한우.
조선의 으뜸 예인 바우덕이를 만나다
실존 인물이었던 바우덕이(본명 김암덕)는 남자가 대부분이었던 남사당패에서 보기 드문 여자 꼭두쇠(연희패 우두머리)였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5세였다. 1848년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6세 때 안성 남사당패에 들어가 무동, 줄타기, 풍물 등을 익히게 된 바우덕이는 실력은 물론 미모도 빼어났다고 한다. 그런 만큼 구경꾼들에게 남달리 주목을 받았을 것이고, 꼭두쇠(남사당패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도 우연이 아니었을 게다. 남사당패는 꼭두쇠를 다수결로 정하는데 바우덕이가 100% 찬성표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먹고살기 고단했던 민초들의 삶에 남사당패는 신명을 불어넣어주었다. 경복궁 중건이 한창이던 1865년 공사는 답보 상태였고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다. 바우덕이의 인기를 알고 있었던 흥선대원군은 그를 원군으로 삼아 공연을 하게 했다. 죽 쑤고 있던 공사장에 풍물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신명나는 놀이판이 됐다. 무동을 타고 접시를 돌리고 공중제비를 돌고 외줄에 올라 입담을 풀어내는 남사당패의 공연은 신명 그 자체였다. 사기가 하늘을 찌르자 공사도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흥선대원군은 그 공을 인정해 바우덕이에게 정삼품의 벼슬을 내려주고, 남사당패 깃대에 옥관자(당상관 이상의 벼슬아치가 쓰는 옥으로 만든 망건의 관자)까지 하사했다. 요즘 아이돌 스타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던 게다.

1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인상적인 ‘안성마춤 풍산개마을’ 진입로. 2·3 호랑이를 잡는다는 풍산개지만 강아지는 귀엽기만 하다.
호랑이 잡는 풍산개하고 놀아봐요
풍산개는 고산지대인 함경도 개마공원 일대 산악 지방을 거점으로 살아가는 우리나라 토종개다. 호랑이를 잡을 정도로 용맹한 사냥개로 잘 알려졌지만 그 본성은 무척이나 온순해 사람을 잘 따른다. 안성 덕산리에 가면 12년 이상 풍산개를 키워온 ‘안성마춤 풍산개마을’이 있어 8백여 마리의 풍산개와 늑대 그리고 늑대개를 구경할 수 있다. 물론 구경만으로 끝이 아니다. 털이 복슬복슬한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여러 가지 여건상 반려견을 키울 수 없는 가정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풍산개마을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즐겨 찾는 출사지다. 인근에 배과수원과 젖소농장, 한우농장 등에서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연계 스케줄을 짜도 좋겠다. 체험을 원할 경우 사전 예약(이기운 이장 031-672-4348)은 필수.
Tip 안성 여행 정보
먹을거리 안성장터국밥(031-674-9494)은 1930년대에 시작해서 3대째 국밥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 가마솥에 푹 끓인 진한 육수가 일품이다. 안성맞춤한우촌(031-673-5550)은 직접 운영하는 한우 농장에서 고유한 방법으로 소량생산한 한우를 내놓는 특별한 곳이다. 가격대는 다소 비싸지만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 양반밥상(031-618-0655)은 안성맞춤 쌀밥으로 유명한 한정식집.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한 상을 받을 수 있어서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
문의 안성팜랜드 안성시 공도읍 대신두길28, 031-8053-7979, www.nhasfarmland.com
안성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안성시 보개면 남사당로198, 031-678-2518, www.namsadangnori.or.kr
죽주산성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 산106, 안성시청 문화재팀 031-678-2502, tour.anseong.go.kr
안성마춤 풍산개마을 안성시 삼죽면 덕산리, www.aspsdog.com
기타 문의 안성시관광안내소 031-677-1330, 경기도종합관광안내소 031-1330
임운석 작가의 코스 제안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
안성팜랜드→풍산개마을→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관람
●중년 부부를 위한 여행
죽주산성→안성팜램드→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관람
●신혼 같은 부부 여행
고삼저수지→죽주산성→안성팜램드→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관람
 당일치기, 이곳이 안성맞춤 경기도 안성](http://img.khan.co.kr/lady/201405/20140502183916_6_lady05_399_c.jpg)
[휴일엔 가족 여행](5) 당일치기, 이곳이 안성맞춤 경기도 안성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 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으로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의 로드플래너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최고다! 섬 여행」, 「대한민국 사계절 물놀이사전」,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를 썼다.
■글&사진 / 임운석(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