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기자의 시와 바자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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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셰프가 만든 커리로 점심 식사를 마친 뒤 디저트로 벨기에 초콜릿 케이크를 먹었다. 페르시안 상인이 파는 실크 스카프도 하나 샀다. 세계 일주를 해야만 누릴 수 있을 법한 글로벌한 하루, 시와 바자에서는 가능하다.

시와 바자에서 세계 여행하기
‘시와(SIWA)’는 서울에 사는 외국인 여성들의 모임인 ‘서울국제여성협회’의 줄임말이다. 이들과 각국 대사 부인들로 구성된 주한외교커뮤니티는 매년 11월이면 각자 속한 나라의 토산품과 수공예품을 현지에서 공수해 대규모 자선 바자회를 연다.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것이 취지라 가격대가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이국적인 물건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점만으로도 시와 바자를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올해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를 비롯해 다소 생소한 문화의 모로코, 이스라엘, 이집트, 케냐 등 총 40여 개국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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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바자회가 열리는 63컨벤션센터는 벌써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인 방문객이 더 많을 줄 알았지만 유모차를 끌며 들뜬 표정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한참 동안 수다를 떠는 사람도 있고, 꼼꼼하게 사야 할 물건을 살피는 파란 눈의 주부 9단들도 눈에 띄었다.

그들 틈에 껴 솔솔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 바자회 장소로 들어서니 현지인 셰프들이 각 나라의 전통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러시아 미트파이와 프랑스 살라미 등 낯익은 요리도 있지만, 다진 고기에 갖은 양념을 넣어 소시지 모양으로 만든 이집트 전통 음식 ‘코프타’와 식초와 소금에 절인 고기를 말려 먹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빌통’ 등은 처음 접해보는 요리였다. 마치 ‘요리 보고 세계 보고’를 촬영하듯 미식 기행에 빠져 있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행사장 반대편에서는 옷, 액세서리, 미술품, 공예품 등을 팔았다. 알찬 쇼핑을 하고자 한다면 우선 인기 부스부터 돌아보라는 게 시와 홍보 담당자 제니퍼의 귀띔. 프랑스 현지에서 수입해온 치즈나 버터, 이탈리아의 명품 잡화,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인테리어 소품은 특히 한국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아 일찌감치 동이 난다. 아라비안 느낌이 물씬 풍기는 러그와 실크 머플러도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1978년에 시작해 올해로 36회째를 맞은 시와 바자. 이색적인 음식을 맛보고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 외에도 각국을 대표하는 여성들을 만나 서로의 문화를 배우는 데 행사의 의미가 있다. 1년 중 하루쯤은 육아와 업무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스스로에게 글로벌한 하루를 선물하는 게 어떨까. 참, 만국 공용어 보디랭귀지가 있으니 의사소통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기자가 눈여겨본 물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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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프랑스 치즈&리예트
올해 시와 바자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곳은 프랑스 부스였다. 프랑스 치즈의 맛과 품질은 두말하면 잔소리라고 할 정도로 익히 알려졌으니 차치하고, 다음으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리예트’. 돼지고기를 삶아 짭짤하게 간을 한 저장 음식으로 빵이나 감자 위에 얹어 먹는다. 햄과는 또 다른 풍미가 매력적인 리예트는 한국에서는 파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하니 시와 바자에 오면 놓치지 말고 구입하자. 3 벨기에 자수 장식품 크리스마스트리를 좀 더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면 놓쳐서는 안 될 품목. 벨기에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자수 장식품은 트리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컵받침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4 이스라엘 사해 화장품 각종 광물질이 풍부한 사해 소금은 문제성 피부는 물론 관절염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국내에도 사해 소금을 활용한 화장품들이 출시되긴 했지만 원산지인 이스라엘에서 만든 사해 화장품의 아성은 따라가지 못한다. 입욕제로 사용하는 사해 소금 외에도 머드 팩, 스킨, 로션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5 핀란드 전통 보드카 연말 모임에 빠질 수 없는 그것, 바로 술이다. 레드와인도 좋지만 기분 좋게 취하고 싶다면 다양한 풍미의 보드카를 추천한다. 예쁜 술잔까지 덤으로 줘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6·7 스위스 당근케이크 쿠키와 케이크가 유명한 북유럽 국가 스위스에서는 외교관 부인들이 직접 만든 당근케이크를 선보였다. 오전 중에 준비된 수량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케이크. ‘얼마나 맛있기에’라며 심드렁하게 한 조각 베어 문 순간 기자도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다. 8·9 이란 자기공예품 중동의 정취가 담뿍 담긴 그릇과 찻잔들. 특유의 문양은 기계로 찍어낸 게 아니라 예술가들이 직접 깎고 새겨서 만든 것이라고. 대량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격대는 꽤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그릇을 욕심내는 사람이라면 하나쯤 소장해도 괜찮은 품목이다. 10 케냐 목공예품&석공예품 아프리카 대륙도 그냥 지나칠 순 없다. 케냐는 목공예품뿐만 아니라 케냐산 원석으로 만든 석공예품으로도 유명하다. 섬세한 나무의 느낌과 달리 묵직하고 매끈한, 돌이 주는 매력에 눈을 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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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바자도 식후경
1 벨기에 대사 부인이 직접 만든 초콜릿케이크. 2 먹을거리 부스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인도 커리와 탄두리 치킨. 3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란 부스에서 선보인 치킨샌드위치와 스파게티샐러드. 4 현지인이 파는 쫀득한 터키 아이스크림.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고이란(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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