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디브에서의 거짓말 같은 시간
1 지도와 친해질 것
여행에서 늘 아쉬운 점은 지리를 익힐 만하면 떠나는 날이라는 것. 1개의 섬에 1개의 리조트가 자리한 몰디브에서는 그런 아쉬움이 없다. 제아무리 ‘길치’라도 리조트 지도 1장 받아들면 숙소와 레스토랑, 스포츠센터 등의 위치는 한눈에 익힐 수 있다. 예외적으로 큰 섬이 아니라면 오후의 여유로운 산책, 아침의 조깅으로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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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직원이 있는 리조트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유럽, 인도, 몰디브 출신의 다국적 직원들은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대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 세계 W호텔에는 컨시어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W인사이더’가 한 명씩 있다. W몰디브 리트리트&스파의 W인사이더 청키 매튜는 세계적인 축구선수의 프러포즈 이벤트를 위해 세부 플랜을 짜고 심지어 덤불 속에 숨어 있다가 사진 촬영까지 하는 활약을 펼쳤던 주인공이다. 금쪽같은 몰디브에서 누리는 바캉스, 어떻게 무엇을 하며 즐기면 좋을지 모르겠다면 리조트 내 전문가들에게 SOS를 청하자.
3 이왕이면 분위기에 취하는 칵테일로
외부 투어를 나갈 일이 거의 없는 리조트 아일랜드의 경우 숙박에 식음료 서비스, 액티비티 비용까지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 무알코올 음료는 기본, 여기에 칵테일과 맥주를 포함한 알코올음료까지 무제한 제공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이슬람 국가인 몰디브는 세관에서 알코올 반입을 금지할 정도로 음주 문화가 제한된 곳이다. 생맥주의 경우도 싱가포르 타이거비어나 필리핀 산 미구엘 정도를 맛볼 수 있었다. 낭만의 몰디브에서 ‘생맥주’ 타령만 할 것인가. 이왕 바를 이용할 거라면 수준급 바텐더가 정성껏 만들어주는 (술에 취하기보다 분위기에 취하기 좋은) 칵테일의 매력에 빠져보자. 칵테일 베이스에 대한 기본 정보만 알면 다음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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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의 바다는 다양한 익스커션을 즐기는 이들로 늘 분주하다. 스노클링은 자격증이 없어도, 수영을 할 줄 몰라도 가능한 대표적인 레포츠. 훌륭한 해양 환경의 하우스리프를 가진 곳이 많은 몰디브인 만큼 핀(오리발), 마스크, 스노클은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고 무료 강습을 하는 곳도 많다. 하우스리프에서 할 수 있는 무동력 액티비티는 대부분 무료다. 그 밖에 스쿠버다이빙,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카누, 카약, 윈드서핑 등의 수상 스포츠를 제대로 체험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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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아워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인도양의 선셋을 좀 더 특별하게 맞이하는 법. 리조트별로 선셋크루즈를 갖추고 있다. 샴페인과 함께하는 로맨틱한 코스, 돌고래를 찾아보고 돌아오는 돌핀워칭 코스, 바다낚시 코스 등 배에서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비해놓았다. 직접 낚은 생선을 원하는 방식으로 조리해주기도 한다. 주민들이 사는 섬이나 무인도 등을 둘러보는 섬 일주 관광을 할 수도 있다.
아름답다, 말하고도 아쉬운 포시즌스 란다 기라바루
오전 8시 30분, 거북이와 만타가오리, 상어 등을 볼 수 있다는 다이빙 포인트 디구틸라로 향하는 보트에서 만난 일본인 중년 교수 Y씨는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본인과 스파, 요가를 즐기는 아내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키는 곳이 바로 여기라 벌써 포시즌스만 여덟 번째 방문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인근에 오픈한다는 포시즌스의 하이엔드 리조트 보바에 대한 소식을 들었느냐며 아내가 다음에는 그곳을 갈 낌새라고 껄껄 웃었다. 말레 공항에서 수상비행기를 타고 40분이면 닿는 포시즌스 란다 기라바루에 짐을 풀면 한국어로 쓰인 제법 두툼한 리조트 액티비티 가이드부터 받는다. ‘리조트 생활 안내’는 기본, 요일별로 그날 즐길 수 있는 유·무료 액티비티가 시간대별로 꼼꼼하게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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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행을 유혹하는 리조트 브로슈어에서 봤던 바로 그 사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레스토랑 블루 앞 백사장에서는 일본인 커플의 웨딩 세리머니가 치러지고 있었다. 몰디브의 대표적 생선인 참치를 이용한 타르타르와 스테이크 등 각종 요리와 이탤리언, 아시안, 인디언을 비롯해 모로칸 스타일까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바가 리조트의 가장 아름다운 해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마케팅 매니저 제임스 로드가 가장 힘주어 자랑했던 대목은 아유르베다를 베이스로 한 테라피스트와 요가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허브 정원 한가운데 자리한 스파에서 간단한 체질 테스트를 받고 내 몸에 맞는 마사지를 받거나 인도양을 바라보며 스파를 즐길 수도 있다.
한국인 다이빙 강사 벨라가 있는 워터스포츠센터, 4세부터 12세 어린이에게 오후 6시까지 열려 있는 키즈클럽, 해양생물학자가 있는 해양탐험센터와 해양생물 프레젠테이션 등은 가족 여행객에게 아주 유용한 포시즌스의 장점이다.
문의 www.fourseasons.com/maldives
리듬감 넘치는 휴식 W 리트리트&스파 몰디브
수상비행기에서 이미 현기증이 날 만큼 내려다본 터키석 바다색이 눈에 익으면, 정작 리조트에 도착해서는 의외로 감동스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도착한 선착장에서 흰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직원들이 도열해 함박웃음과 함께 손을 흔들어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W의 직원들은 유쾌하다. 그 유쾌함은 리조트의 독특한 인테리어와 비비드한 컬러 포인트, 리조트 곳곳에서 들리는 경쾌한 음악에서도 통한다. 그냥 비치빌라가 아니라 원더풀 비치 오아시스, 그냥 워터빌라가 아니라 패뷸러스 라군 오아시스다. 이름 하나 평범하게 짓지 않은 이 크지 않은 섬에서는 제아무리 청학동 선비라도 통통 튀는 발걸음을 주체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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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허니무너들이 특히 좋아하는 W의 미덕 중 하나는 언제고 냉장고 문을 열고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커피, 음료 등을 꺼내 먹을 수 있는 무료 가판대 ‘스윗스팟’이다. 새벽 5시 30분 어웨이스파의 수상 데크에서 인도 출신 요기의 지도에 따라 일출을 병풍 삼아 요가를 한 뒤 먹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천상의 맛이었다.
몰디브 리조트 하면, 일단 가격대가 조금 높은 워터빌라 선호도가 높은데 W에서는 굳이 그곳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프라이빗한 전용 풀과 그네 소파가 있는 로프트는 기본, 불과 열 발자국 남짓한 거리에 세계적인 다이빙 사이트 부럽지 않은 총천연색 산호초가 펼쳐진 하우스리프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문의 whotels.com/maldives
꿈에서 다녀간 듯 아늑한 벨리간두 아일랜드 리조트
‘달력 사진’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클래식한 트로피컬 리조트지만, 걸어서 리조트에 바로 닿을 수 있는 수상비행기 선착장을 건설해둔 벨리간두의 첫인상은 ‘잘 관리된’ 곳이었다. 역시나 몰디브 전역을 꿰뚫고 있는 몰디브인 10년 차 매니저 이브라함은 친절하지만 깐깐한 관리자였다. 리셉션 한쪽에 유난스럽지 않게 붙여놓은 각종 수상 기록이 그의 자부심을 대변하는 듯했다. 실제로 벨리간두에서 머무는 동안 리조트 측의 속 깊은 배려를 새록새록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워터빌라와 비치빌라로 구성된 91개 빌라 중 70개가 노천 자쿠지를 갖추고 있어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었다. 모래사장을 그대로 살려서 틀을 세운 널찍한 레스토랑 돈벨리와 매일 저녁 각기 다른 이벤트와 함께 24시간 운영되는 툰디바의 여유로움은 주 고객인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넉넉하게 차려내는 음식도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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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www.veligandu.com
규모의 미학 쉐라톤 몰디브 풀문 리조트&스파
1,000개가 넘는 섬이 주르르 흩어져 있는 몰디브에서 말레 공항을 출발해 스피드보트로 15분 거리는 엄청난 메리트다. 덕분에 여느 리조트 여행객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말레 도시 투어도 쉐라톤에서는 여유 있게 다녀올 수 있다.
큰 규모에 비해 아기자기하게 느껴지는 건 아일랜드 코티지, 워터 방갈로, 트로피컬 가든, 비치 프런트 등 7가지 종류의 176개 룸과 빌라가 구역을 이뤄 모여 있는 덕분이다. 4개의 레스토랑과 3개의 바는 붐비지 않고 한가로운 휴양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지난해 리노베이션을 통해 클럽 라운지와 전용 풀 등을 갖추면서 전통의 리조트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리를 건너서 닿을 수 있는 전용 섬에 자리한 샤인스파는 관리를 받은 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룸, 요가를 위한 가든뷰 룸 등을 갖춰놓아 다른 차원의 휴식을 도모한다. 발리니스부터 인디언, 타이 마사지까지 가능하다는 자부심도 대단했다. 커플을 위한 3일권 마사지 패키지는 정말 매력적이다. 요가와 마사지가 결합된 장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부러운’ 투숙객도 적지 않단다.
수족관에서 원하는 생선을 골라 조리를 요청할 수 있는 시솔트(Sea Salt)를 비롯한 다양한 컨셉트의 레스토랑, 꽉 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워터스포츠센터, 4~12세 어린이를 위한 쉐라톤 어드벤처클럽, 세분화된 프로그램의 웨딩 패키지, 여기에 서핑이 가능한 힘 좋은 파도까지, 모든 것을 갖춘 리조트다.
문의 sheraton.com/mald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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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따라 127개의 비치빌라가 그림처럼 채워져 있다. 자연스럽게 자란 맹그로브 숲 터널을 따라 숙소로 가는 길, 오른편으로 수평선에 티 하나 없는 바다가 펼쳐졌다. 리조트 전체에서 가장 활기찬 지역은 로히바가 자리한 곳. 후두란푸시 비치는 서퍼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몰디브에서도 서핑으로 유명한 곳이다. 본격 서핑 시즌은 5월부터 12월까지. 막 동이 튼 6시부터 집채만 한 파도에 맞서는 부지런한 서퍼들의 날랜 몸놀림을 볼 수 있다. 오직 서핑을 위해 찾은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든빌라에 묵는다. 리조트 남쪽에 뚝 떨어져 있는 37개의 워터빌라는 전용 레스토랑까지 따로 갖춰뒀을 정도로 호젓하다. 라이브 뮤직을 연주하는 저녁 풀사이드 바에는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의 투숙객이 하나둘 모여든다. 말레 공항에서 스피드보트로 30분 거리. 문의 www.adaaran.com
몰디브 말레 공항까지는 대한항공, 싱가포르항공, 말레이시아항공, 케세이퍼시픽, 중국남방항공이 1회 경유 코스로 운항한다. 싱가포르항공은 10월 25일부터 자회사 실크에어와 공동 운항을 통해 싱가포르와 몰디브 왕복 항공편을 1일 2회로 증편한다. 현재 주 10~14회 탄력적으로 운항하던 항공편이 매일 2회로 늘어나는 셈이다. 문의 02-755-1226, www.singaporeair.com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제공 / 각 리조트 ■취재 협조 / 몰디브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