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조용하고 한적한 이중섭공원. 엄마와 손잡고 산책하기 좋다.
초겨울의 동유럽은 하루를 일찍 마감한다. 한 타임을 끝낸 모래시계 같다고나 할까. 24시간 째깍째깍 소리 내며 돌아가는 서울과는 사뭇 달랐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오스트리아를 거쳐 슬로베니아, 헝가리, 체코 그리고 지중해의 아름다운 나라 그리스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징그럽게 힘들던 20대를 미치도록 붙잡고 싶던 마음이 모래시계를 뒤집듯 새로운 30대의 설렘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바로 여행이 우리에게 부리는 ‘달콤한 꼼수’가 아닐까. 2016년 새해, 그저 한 살 더 먹는다는 억울함에 어딘가로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라면 겨울이 끝나기 전 여행의 꼼수에 빠져보자.

작가의 산책길에서 만날 수 있는 기당미술관.
딸들은 엄마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 “에이, 엄마가 무슨…”. 엄마의 연애 세포, 여성성이 이미 사라졌을 거라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 친정엄마는 새해 일흔셋이 된다. 그럼에도 농담으로 “엄마도 아빠 몰래 10년 연하남이랑 연애 한번 해봐” 했더니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주책이야” 해놓고는 하루 종일 즐거워하셨다. 20대에는 40, 50대가 그저 아줌마라는 제3의 성으로 느껴졌지만 40대의 시작에 서보니 여전히 난 여자다. 그리고 여전히 ‘여자’인 엄마와 특별한 감성 여행을 떠나길 추천한다.
어머니 세대에게 제주도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그 시절 신혼여행으로 가장 많이 갔던 곳이고, 바삐 살던 시절 곗돈 모아 어렵게 갔던 곳이기도 하다. 덜컹거리는 버스 관광이 아닌 딸과 함께 손잡고 느긋하게 즐기는 제주 여행, 엄마와 딸이 아닌 오롯이 여자들끼리의 여행으로 즐겨보자.
● 소울 중심, 아라리오 뮤지엄 서울에 이어 제주 탑동에 개관할 때부터 화제를 모은 곳. 바이크 숍, 시네마, 모텔을 리모델링한 탓에 건물 이름에 바이크 숍, 시네마, 모텔을 그대로 붙여 사용하고 있다. 회화 작품부터 설치미술 작품 등 사색에 잠기게 하는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작품도 그렇지만 분위기 자체가 조용하고 한적해 감성을 충전하기에 좋다. 문의 www.arariomuseum.org
● 작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작가의 산책길 서귀포 관광지 사이에 위치한 작은 샘물 같은 곳. 제주에서 작품 활동을 한 작가들의 발자취를 연결한 산책길로 1,300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미술관 통합 입장권을 구매해 이중섭미술관, 기당미술관, 소암기념관, 서복전시관 등의 미술관 4곳을 둘러볼 수 있다. 미술관 밖 거리는 조용히 산책하기에도 좋고 공방, 플리마켓, 공연 등의 볼거리도 풍성하다.
● 자연과 호흡하는 명상 센터, 지니어스 로사이 섭지코지에 위치한 ‘지니어스 로사이’는 여행에서 건축을 배운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땅의 수호신’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명상 전시관이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인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제주의 상징인 돌, 바람, 물에 녹여낸 점이 독특한 이곳에서는 아무 말 없이 엄마의 손을 꼭 잡고 걸어보자. 문의 www.phoenixisland.co.kr
2 연인과 함께하는 로맨틱 여행 홋카이도 눈꽃 여행
겨울이 되면 많은 이들의 가슴에 메아리치는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일본 홋카이도는 겨울 여행의 메카가 아닐까 싶다. 하얗게 눈 덮인 세상을 만끽하고 따뜻한 물에 스파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홋카이도 인근에 위치한 스키장들은 스키 시설뿐 아니라 온천, 스파, 파도풀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사랑하는 이와 함께 즐기기에 좋다. 홋카이도 외 일본 동북 지역의 이와테, 아키타, 아오모리, 야마가타 등에서도 스키 여행을 즐기기 좋다. 이 겨울이 끝나기 전에 눈밭에서 한번 외쳐보자. “오겡키데쓰카?”

1·2·3 아름다운 설산과 어우러진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의 풍경.
● 대자연과 레포츠를 함께,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홋카이도 토마무의 아름다운 설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대규모 산악 리조트로 대자연이 주는 감동과 함께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초고층 5성급 더 타워 호텔과 6성급 리조나레 호텔 등으로 구성됐으며 온천 시설, 파도풀장, 아이스빌리지, 물의 교회 등 부대시설이 다양한 것도 장점. 많은 여행사에서 이 리조트의 스키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비용은 3박 4일 기준 89만원부터 시작하니 일정과 컨디션에 맞는 상품을 찾아보자. 치토세 공항에서 겨울에만 운영하는 송영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한국 공식 예약 센터(tmrtourdesk.co.kr) 참고.
3 싱글끼리 떠나는 솔로 청산 홍콩 여행
도무지 왜 혼자인지 모르겠는 여성, 날아드는 청첩장과 돌잔치 초대장에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여성에게 추천하는 솔로 청산 푸닥거리 여행. 국내에서 겨울 여행을 떠나면 대부분 스키장일 텐데, 커플 여행자들을 보고 동요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과감하게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나보자. 몸도 마음도 조금은 따뜻한 여행지 홍콩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케세이퍼시픽항공뿐 아니라 이스타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 저가 항공사들도 취항하고 있어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저가 항공의 경우 18만원대부터하니 조금 서두르면 저렴한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다. 홍콩관광청 홈페이지(www.discoverhongkong.com/kr)에서 다양한 여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1 홍콩의 밤은 청춘의 프리패스다. 2 홍콩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이국적인 곳으로 손꼽히는 소호 거리.
● 아찔한 경험, 옹핑빌리지 세계 최대의 청동좌불상이 있는 테마 빌리지로 아찔한 케이블카가 유명하다. 옹핑케이블은 아시아 최대 길이로 약 30분간 5.7km를 이동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부처의 일대기를 체험하는 ‘부처와의 산책’, 옛 우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는 ‘원숭이 설화극장’, 옹핑찻집 등에 들러보길. 무엇보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높이 34m에 달하는 청동좌불상으로 소원을 비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포린사 사무실에서 식권을 구입하면 절밥도 먹어볼 수 있다. 정오~오후 4시에 30분 간격으로 식사가 제공된다. 지하철 퉁청 역 B번 출구에서 옹핑케이블 터미널 쪽으로 도보 3분.
![[여행 코디네이터 지민신의 여행의 기술]새해맞이 테마 여행](http://img.khan.co.kr/lady/201601/20160108151010_5_tema_travel5.jpg)
[여행 코디네이터 지민신의 여행의 기술]새해맞이 테마 여행
맘스 크리에이터 1기부터 활동해온 17개월 쌍둥이 남매 나루와 그루의 엄마. 쌍둥이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늘 활력을 잃지 않으며 여행사를 운영 중이다. 엄마이기 때문에 쉽게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맘들을 위해 여행업계 근무 경력 15년 차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낸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사진 / 지민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