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1~10월) 3박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지출 금액은 제주 52만8000원, 해외 115만7000원이다.
흔히 ‘제주도 갈 돈이면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이 속에는 ‘제주 여행 비용이 그만큼 비싸고 만족스럽지 않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1~10월) 3박 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지출 금액은 제주 52만8000원, 해외 115만7000원이다. 해외여행 때 제주여행의 2.2배를 쓴 셈이다. 또한 국내 여행지 전체의 평균은 33만9000원이었으니 국내여행 평균보다 제주도는 1.6배, 해외여행은 3.4배였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5년부터 수행해 온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국내∙해외여행 경험자에게 ‘그 여행을 위해 지출한 총비용이 얼마인지’ 묻고 있다. 국내외 여행비의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3박 4일 일정의 여행자만을 선정한 후 1인당 국내∙해외여행지별 평균 지출 금액을 산출하고 2017년 이후 7년간의 추이를 비교했다.
지난 7년간의 평균 비용은 국내∙해외 모두 공통적 패턴을 그렸다. 2020년까지 4년간 거의 변화가 없다가 2021년 상승, 2022년 정점, 2023년 하락했다. 다만 여행지에 따라 2021~2022년 사이의 비용 증감 패턴에 큰 차이가 있다. 2020년 대비 2021년의 상승률은 국내 18%, 해외 21%였는데 제주도는 15%로 가장 낮았다. 반면 강원도는 31%로 가장 크게 올라 한동안 바가지 논란이 뜨거웠다.

2021년 대비 2022년의 비용 변화는 그 전해와 전혀 달랐다. 국내와 해외가 모두 3% 증가했지만 제주도는 타 여행지의 4배가 넘는 14%를 기록했다. 당시 제주도는 ‘물가∙상도의’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해 현재 상황을 예견케 했다. 반면 2021년 논란의 중심이었던 강원도는 최악의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행비 11% 감소를 실현해 전년도의 악재를 단숨에 털어냈다.
올해(1~10월)는 전 지역 모두 전년보다 비용이 줄었다. 물가 상승 압박이 컸음에도 국내, 해외 모두 여행자 지출이 9~10% 감소하며, 2021년보다 낮은 비용으로 돌아갔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초긴축 여행으로 돌아섰음을 여행업계가 체감하고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그러나 제주도는 나 홀로 2021년 비용 수준 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제주도는 2021년 경쟁 여행지보다 조금 덜 증가했지만, 2022년 경쟁자들이 불경기를 예감하고 몸을 사릴 때 4배 이상의 상승 폭(14%)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2023년에도 2021년보다 고비용에 머물러 소비자의 집중포화와 여행산업계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됐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제주도는 순식간에 ‘물가∙상도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불명예를 쓰고, ‘그 돈이면 해외로 갈’ 여행지라는 오래된 오명을 다시 불러들이게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