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전 비중 증가… 제주·강원은 하락세
자연 감상 줄고 식도락·친지 만남은 늘어

국내여행, ‘짧고 가깝고 실속 있게’… 대세는 1박2일 근거리 여행이었다. 픽셀즈
국내여행이 다시 ‘짧고 가깝게’ 바뀌고 있다. 1박2일 여행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근거리·저예산 여행이 대세로 떠올랐다. 수도권과 대전은 인기를 끌며 점유율을 높인 반면, 제주와 강원은 여행지 선호도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여행시장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5월 28일 공개한 ‘월간 국내·해외 여행동향 보고(2025년 4월)’에 따르면, 올해 국내 숙박여행자의 52%가 ‘1박2일’ 일정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긴 수치다. 반면 2박3일 여행은 28%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3박4일 이상 장기 여행은 큰 변동 없이 21%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여행 기간은 평균 2.9일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이전이던 2018~2019년과 같은 수치로, 최근 몇 년간 늘어났던 여행 기간이 다시 줄어들며 ‘짧은 여행’ 트렌드가 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도권·대전 ‘수혜’, 제주·강원은 ‘주춤’
짧은 일정에 맞춰 교통이 편리한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0.6%p), 경기(+0.6%p), 인천(+0.4%p) 등 수도권은 물론, 대전(+1.0%p)은 올해 여행지 점유율이 모두 상승했다. 특히 대전은 ‘노잼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야구 인기와 함께 MZ세대를 겨냥한 맛집, 레트로 거리 등이 알려지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대표적 장거리 여행지인 제주(-2.0%p), 강원(-1.4%p)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제주도는 고물가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커지면서 여행 수요가 줄었고, 강원은 ‘근거리 선호’라는 대세 흐름에 밀렸다.
여행 목적도 ‘소소한 만족’ 중심으로 재편
여행지에서의 활동도 변화를 보였다. 예산을 고려한 실속 있는 소비가 확산되며, ‘식도락’과 ‘친지·친구 방문’ 활동이 크게 늘었다. 반면, 팬데믹 시기 급증했던 ‘자연 감상’과 ‘휴식’은 감소세를 보였다. ‘테마파크·온천 즐기기’도 일시적 반등 후 다시 줄어들고 있다.
TCI(Travel Change Index)는 여행 행태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수로, 2019년 대비 증감을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다. 100보다 크면 증가, 작으면 감소를 의미한다.
“짧고 실속 있게”… 여행 패턴의 표준화
팬데믹 직후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2020~2022년엔 3박 이상 국내 장거리 여행이 늘었고, 강원·제주 등 자연 중심 여행지도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여행자들은 다시 ‘짧고 가깝고 실속 있는’ 여행을 택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여행의 거리·기간·비용을 줄이고 소소한 만족을 찾는 흐름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원거리 관광지에 대한 수요가 더욱 줄어들고, 관광 산업 전반에 위축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조사의 상세 결과는 ‘컨슈머인사이트 월간여행동향’ 플랫폼과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